마른하늘에 벼락이 치듯 푸른빛…튀르키예 지진 전 일어난 현상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뒤흔든 강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지진 전조 현상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6일(현지시각) 트위터에는 이날 새벽 튀르키예 지진이 시작될 무렵 촬영됐다는 38초 분량의 영상이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확산했다.


영상에는 한밤중 고요한 도시의 건물 사이로 섬광이 ‘번쩍’ 빛나는 모습이 담겼다. 촬영자가 카메라를 옮겨 하늘을 비춰보니 마른하늘에 벼락이 치듯 푸른빛은 훨씬 크고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는 점점 ‘우르릉’대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커지고, 물건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이후 전기가 끊긴 듯 도시 전체가 갑자기 암흑에 잠겼다. 깜깜해진 하늘에 여전히 푸른빛이 번쩍거리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의문의 빛을 두고 ‘지진광’이라는 의견을 냈다. 지진광은 대지진 때 지층끼리 강한 충돌이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섬광이다.

전문가는 지진광은 이론적으로 발생 가능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NASA 에임즈연구센터의 프리데만 프룬드 수석 연구원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지진광은 다양한 모양과 형태, 색깔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룬드 연구원은 1988년 캐나다 퀘벡 지역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기 전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밝은 보라색 빛이 발견됐으며 2007년 페루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도 밝은 섬광이 포착됐다고 했다. 그는 “지진 활동 중 특정 유형의 암석에서 활성화된 전하(電荷)에 의해 지구 지각에 배터리를 켠 것처럼 빛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지진 전조 현상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지진광은 전 세계 지진의 0.5% 미만에서만 발생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어떤 물리학자들은 지진광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의심하는 반면, 일부 보고서는 적어도 지진광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고 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8일 지진 사망자가 9057명, 부상자가 5만2979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 수치가 26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를 토대로 양국을 합친 사망자가 1만16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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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