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미사일, 벨라루스에 떨어져… ‘러의 최대 우방국’ 참전 빌미될 우려

벨라루스 軍, 오발 여부 조사

▲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이 29일 자국 영토에 떨어진 우크라이나 미사일 파편이라며 공개한 사진. 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에서 날아온 ‘S-300’ 지대공 미사일이 29일 벨라루스 영토에 떨어졌다고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최대 우방인 벨라루스의 전쟁 참전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사일 낙하가 발생해 파장이 주목된다.

이날 벨라루스 국방부는 오전 10∼11시경 브레스트주 이바나바에 우크라이나에서 온 S-300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약 25km 떨어져 있다. 인명 피해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1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과 같은 기종이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사일 낙하가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 순항 미사일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방공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졌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당시 두 명이 숨진 데다 어디에서 날아온 미사일인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작지 않은 후폭풍이 발생했다. 벨타통신은 이날 미사일이 폴란드 때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측의 오발인지, 벨라루스의 방공시스템에 격추된 것인지 등을 군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전세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 측은 벨라루스의 참전을 바란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찾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한 것 역시 참전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당시 루카셴코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인도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S-400’ 방공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밝혀 두 나라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는 29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 100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전국 곳곳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120발이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키이우에서만 5시간 동안 공습경보가 울렸다”며 이번 전쟁에서 가장 긴 경보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새해를 앞두고 러시아가 미사일 포격을 가한 것은 무의미한 야만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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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