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최전선 수색부대 소속으로 활동했다는 한 퇴역 군인은 26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RNZ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에 새로 합류한 병사들은 훈련받지 않은 상태였고 기본적인 군사 기술도 부족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애초 이 전쟁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교대 병력이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8개월간 싸워야 했던 병사들을 상상해보라”며 “굶주리고 있는 당신 옆에서 동료가 죽어가고 있지만 군대는 따뜻한 옷을 주지 않는다. 지원군은 변변치 않은 장비를 든 민간인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 중 일부는 녹슨 1970년대 소련 무기를 들고 있었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또 “이미 후퇴한 러시아 병사 2명이 추위를 이기지 못해 침낭이 있던 장소로 되돌아온 적도 있다”며 “그들은 결국 침낭을 얻었다. 감옥에 갇혔기 때문”이라는 일화까지 공개했다. 마지막에는 러시아군 사기가 점점 더 떨어져 항복하는 이들의 규모가 늘어날 것이며 “겨울은 그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신병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과 전장 실태에 대한 폭로는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등장한 바 있다. 징집 11일 만에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 지역에 배치된 한 병사는 “사격 훈련을 딱 한 번 받았다. 당시 탄창은 3개뿐이었다”는 증언을 했고, 일부 연대에서 ‘신병을 위한 사격 연습과 이론 학습은 생략된다’는 발표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에는 한 징집병이 캠프 막사 내부를 촬영한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치 창고처럼 어둡고 혼잡한 공간으로 매트리스 등 몸을 편하게 누일 수 있는 곳이 아예 없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모인 병사 절반은 감기에 걸렸다” “살아남는 방법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 “간부들은 우리를 돕는 데 관심이 없다”는 증언도 담겨있다.
이같은 상황에 여러 외신과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강제 징집한 신병들을 ‘총알받이’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BBC는 “예비군들이 전투 훈련 없이 ‘인간 방패’처럼 전선에 보내지고 있다”고 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 소속 군사 전문가 윌리엄 알베르케 역시 “러시아는 징집병들에게 필요한 것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말 그대로 총알받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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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