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출범하자마자..바이든이 내린 조치

中화웨이 수사방해 혐의 2명
美 "사법체계 근간 해치려해"
대만·반도체 갈등 격화될듯
백악관 "미중정상회담 논의중"
내달 15일 印尼 G20회의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3기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주도권을 놓고 미·중 패권전쟁이 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운 미·중 관계의 첫 시험대는 다음달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은 24일(현지시간) "우리는 정상 간 대화를 포함해 소통선을 열어두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기간에 시 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고 말해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시사했다.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사전에 양국 고위급 실무회담이 개최될지도 주목된다.

커비 소통관은 중국 시진핑 3기 체제 출범과 관련해 "중국 정당 내부 정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들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기후변화와 보건 분야에서 협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역설했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 동·남중국해 영유권,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인권, 핵무기 개발 등 전방위적으로 격돌하고 있다. 양국 간 경쟁을 넘어 예기치 않은 무력 충돌 여지까지 비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대면 회담이 성사된다면 앞으로 변화할 미·중 관계를 가늠할 수 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기소를 방해하려 한 혐의로 중국 스파이 2명을 전격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미국 정부의 이중 스파이였던 관리에게 접근해 비트코인 등으로 총 6만1000달러어치 뇌물을 주고 화웨이 수사 정보를 빼내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법무부는 미국 내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고 미국 학자들을 포섭해서 중국을 위해 활동하도록 한 혐의로 일부 중국 요원들을 기소했다.

이에 대해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중국이 미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해치려고 시도했다"며 강력 비판했다. 이번 발표 시점이 시 주석의 3연임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법무부는 "우리는 준비됐을 때 사건을 가져온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미국은 중국을 전략적인 경쟁자로 보고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2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의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은 중국"이라고 못 박았다. 국제 질서에서 경제, 외교, 군사, 기술 분야의 유일한 경쟁자가 중국인 만큼 반드시 이겨내야 할 대상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중국의 세력 확장은 주로 인도·태평양 지역이 영향을 받더라도 상당히 글로벌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백악관은 이 지역에서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에 대한 중국의 침공을 차단할 수 있는 군을 육성하고, 이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투자를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중국 정부의 신장·티베트·홍콩 인권 탄압에 대해서도 계속 책임을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백악관은 1980년대 이후 국가안보전략을 정기적으로 수립해 발표해왔다. 작년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1월 국가안보전략을 내놓으려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일부 수정한 뒤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경고성 문구를 담았다.

미국은 중국의 핵무력 증강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쯤 미국은 처음으로 두 개의 핵 파워 세력을 억지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다.

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가장 대립하는 지점이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개막식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로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대만 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사력 증강을 통한 '국지전에서의 승리'를 약속했다. 앞으로 대만 등 중국 주변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유사시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고, 백악관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형국이다. 중국은 대만 침공까지 상정한 군사훈련을 강행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시진핑 주석 아래 중국은 과거 중국과 매우 다른 모습"이라면서 미국의 국익과 가치에 도전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이전보다 빠른 시간표를 갖고 대만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을 따르는 중국 관리들이 최고의사결정기구에 진출하면서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경제·기술·인터넷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개입이 확대될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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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