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적금 금리 인상 '러시'..8월 코픽스 상승 '유력'
변동형 주담대 6% 중반 목전..'예대금리차 공시' 부작용 현실화 우려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에 나서면서 수신금리에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는 연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예대금리차 공시' 부작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15일 '8월 코픽스'를 공시한다. 코픽스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평균 금리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사용된다. 한국은행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의 영향으로 7월 신규코픽스는 9년여 만에 최고치인 2.90%를 기록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코픽스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지난달 예금과 적금 등 수신금리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은행들이 취급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주로 반영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달 11일 주력 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 조정했다. 1·3·6·9·12개월 만기 예치 시 금리를 0.10~0.15%포인트(p) 선에서 인상,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0%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2일부터 주력 예금 상품인 'WON플러스 예금'에 특별 우대금리 0.30%p를 적용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을 단행한 지난 25일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모두 예·적금 금리 인상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4대 은행의 8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561조1099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5770억원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채 등 시장금리도 코픽스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전체 상승분의 80%는 정기예금 취급 금리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며 "은행들이 8월 들어 수신금리를 잇따라 인상했으니, 코픽스 상승분에서 정기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이달 중 연 6% 중반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39~6.33%로 나타났다. 업계는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감안하면,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7%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예대금리차 공시 부작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수신금리 경쟁에 나선 뒷배경으로 '예대금리차 공시'가 꼽히기 때문이다. 금리상승기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은행들은 첫 예대금리차 공시가 있었던 지난달 22일 전후로 수신금리를 조정했다. 은행권 안팎에선 예대금리차 공시가 대출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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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