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두개입에도... 원·달러 환율 1345.5원 마감, 또 연고점 경신

전일 종가 대비 5.7원 올라...한때 1346원까지 오르기도

▲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원 오른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원·달러 환율이 정부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연 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선 전일 종가 대비 5.7원 오른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이날 1341.8원에 개장한 이후 1340원 전후로 움직이다가 134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달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강세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세계 규모로 불고 있는 강달러 현상을 제어하긴 역부족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고, 외환당국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올해 말까지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연준이 시장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중국 지역에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닥쳐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입고,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달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 기조로 전환되기 위해선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유럽 내 에너지 공급 개선,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 전환 등이 필요한데 이는 연말 이후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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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