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회 업무보고서 '물가 안정될 때까지 금리 인상' 필요성 강조
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창용 총재는 "유가 등 대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 기조가 유지된다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물가 상승세가 예상과 달리 움직이면 통화정책에 대한 기조 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그는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추가로 '빅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금리 인상 폭과 크기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을 단행했는데 또다시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리스크로 '성장'보다 '물가'를 꼽았다. 한은은 이날 업무 현황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에 물가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이 동시에 증대됐으나 현시점에서는 물가 리스크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금리가 올라가면 여러 어려움을 수반할 것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가 상승세를 잡지 못하면 국민 실질소득이 더 떨어지고, 향후에는 더 큰 비용이 수반된다"면서 "금리를 통해서라도 물가 상승 심리를 꺾는 것이 거시적으로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한편 이 총재는 현재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3%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실제는 0.7%를 기록했다"며 "아직까지 국내 경기는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해외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성장률이 2%보다 낮을 가능성은 지켜보고 있다"며 "10월쯤 해외 자료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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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