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란 핵·미사일 과학자 2명 의문사.. '앙숙' 이스라엘 독살설

나탄즈 핵시설·항공우주 센터서 근무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란의 핵시설에서 근무했던 과학자와 군사 연구소에서 일한 지질학자가 최근 잇따라 의문사하면서 이란의 핵무장을 우려한 이스라엘이 이들을 독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 등에 따르면 우주항공 과학자 아유브 엔테자리(35)가 지난달 31일 사망했다.


그는 야즈드에서 열린 만찬에 참여한 뒤 식중독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 31일 숨졌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관리는 엔테자리 등을 초대해 저녁 자리를 마련한 인물이 종적을 감췄다고 전했다.

지질학자인 캄란 아가몰라에이(31)도 지난 2일 타브리즈로 출장을 다녀온 뒤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다 사망했다. 아가몰라에이는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 장소 중 하나인 나탄즈 핵시설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복수의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들을 독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즈(NYT)에 전했다.

이란의 의심이 사실이라면 이들의 죽음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그림자 전쟁' 중 가장 최근 사례가 된다. 중동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은 공격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상대를 공격해 왔다.

이란의 핵무장에 극도의 거부 반응을 보여온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은밀하게 타격하고, 이란 요인 암살에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해왔다.

NYT는 이스라엘의 그림자 전쟁의 타깃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고위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의 군인과 과학자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헨리 롬 애널리스트는 "핵 협상 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활동(암살 시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란은 이스라엘 곳곳을 목표로 할 것이고, 이스라엘은 이란 깊숙이 침투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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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