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커지는 특별국채 발행 목소리

中전문가들, 380조원대 특별국채 발행해야 강조
전인대 심의 후 올 3분기 발행할 가능성 '대두'

▲ 봉쇄 후 운행 재개한 상하이 전철[사진=연합뉴스]
최근 중국 내부에서 특별 국채를 발행하는 등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中전문가들 "특별 국채 등 특단의 조치 취해야" 강조

23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뤄즈환 아오카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경기는 코로나19 재확산,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통화 긴축 등 4가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면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2조 위안(약 378조원) 규모의 특별 국채를 하루빨리 발행해 인프라 추가 투자, 특정 저소득층 보조금 확대, 방역 지원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정성 핑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이 경제에 타격을 주는 상황에서 특별국채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짚었고,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부소장도 부양책 등 쓸 돈은 늘어난 반면 경기 위축 여파로 세수가 줄어들 현 상황에서 재정 정책이 특히나 필요하다며 올해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중국 재정부가 대규모 특별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특별 국채 발행 이외 예산 구멍을 메울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특히 3분기에 중국 당국이 1조~2조 위안 상당의 특별 국채를 발행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광다증권은 올 초 중국은 지방정부 특별 채권을 발행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 국채를 동시에 발행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3분기에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화촹증권은 특별국채를 발행하려면 전국인민대표대회의(전인대) 심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가 통상 6월, 8월, 10월, 12월 관련 보고서를 심의하는 만큼, 6월, 8월이 특별국채 발행과 관련해 심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재부관리50인포럼(CWM50)'에서도 일반 공공예산 지출을 단기간에 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2조 위안 규모의 특별국채 발행을 건의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초기 발발 당시 1조 위안 상당의 코로나19 항전 특별 국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는 처음으로 특별국채를 찍어낸 것이었다. 1998년과 2007년 특별 국채를 찍은 적이 있지만 이는 각각 4대 국유은행의 자본 확충과 중국투자공사 설립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어서 경기 부양 목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중국 경기 침체 가시화...미국에 성장률 역전된다는 관측도

'제로 코로나'의 대가는 예상보다 컸다. 중국의 4월 주요 지표에서도 극도의 경기 침체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4월 중국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11.1%, -2.9%를 기록, 코로나19 초기 발발한 2020년 우한 사태 초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도시 실업률도 전달의 5.8%에서 6.1%로 상승, 중국 정부가 정한 올해 관리 목표 상단(5.5%)을 크게 웃돌았다. 수출 증가율도 전월인 3월(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3.9%를 기록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또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7.7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5.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글로벌 기관들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중국 경기 하방압력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줄줄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 JP모건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4.2%에서 3%로, 4.3%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4.5%에서 4%로 내려 잡았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미국 경제성장률보다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치는 반면, 미국 경제성장률이 2.8% 기록해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5.5%를 기록해 중국보다 높았다. 당시 중국 경제성장률은 4.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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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