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버텼다" 1분기 경제성장률 0.7%…연 3% 성장은 미지수

▲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대한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7% 성장률을 기록했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률을 나타낸 것이다. 한국은행은 기대 이상이라며 당초 전망치였던 '연 3%' 성장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내세우고 있으나 원자재·유가 급등과 맞물려 전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치에 도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GDP(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1% 수준이다. 코로나 직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던 분기별 성장률은 2020년 3분기(2.2%), 4분기(1.1%), 2021년 1분기(1.7%), 2분기(0.8%), 3분기(0.3%), 4분기(1.1%), 올해 1분기 등 7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준내구재(의류, 신발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운수, 음식숙박 등)가 줄면서 0.5%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현물수혜가 줄면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과 설비투자 역시 건설과 토목건설, 기계류 및 운송장비가 줄면서 각각 2.4%, 4.0% 감소했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유일하게 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됐다. 이 기간 국내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수입은 가격이 뛴 원유 수입액 증가 등 영향으로 0.7% 늘었다.


문제는 올해 2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다.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여기에 중국의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세 급증에 따른 성장세 둔화 등 부정적 요인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민간소비 개선세는 2분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등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등 우려가 크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등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요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 2월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3.0%(상반기 2.8%, 하반기 3.1%)를 제시했다. 한은은 이 같은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황 국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올해 매 분기 평균 0.6~0.7% 성장하면 연간 3.0%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 수준에서 0.5%포인트 내린 2.5%로 제시했다. 세계 3대 국가신용등급 평가사인 무디스·피치·S&P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낮춘 2.5~2.7%로 재조정했다. 한은 스스로도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올해 GDP 성장률은 2월 전망치를 하회하는 2% 중후반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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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