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거래일 중 12거래일간 순매도
美 연준 매파발언에 이탈 가속화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5조2442억원을 순매도했다. 14거래일 중 12거래일을 순매도하며 시장에서 꾸준히 이탈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셀(SELL) 코리아 행보는 가장 우선적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년 3개월 만에 25bp(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연내 6차례 남은 FOMC 정례회의에서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제로금리로 돈을 빌려 신흥국에 투자를 해왔던 투자자들은 이자부담으로 인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 시장에 타격을 준다. 특히 달러화가 빠져나가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지게 되며 외국인들의 이탈도 가속화 된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에 따른 리스크와 국내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더해지면서 외국인들의 이탈도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급격한 국내시장 유(U)턴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지속된 외국인의 매도세로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대규모 매도세는 완화될 수 있지만 매크로 환경과 국내 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을 감안했을 때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갑작스러운 꽃샘추위가 다가올 가능성에 대해 경계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은 달러 강세 압력을 높이며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며 “발표가 예정된 경제지표들 중 상당수가 전월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번 주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한 많은 연준위원들의 인터뷰와 기자회견, 연설 등이 예정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상승동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돌아오는 시기는 언제가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우선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돼야 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24일 이후 현재까지 1200원선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지난 3월 14일의 경우 환율은 종가기준으로 1242.30원을 기록하며 2020년 5월 이후 2년 만에 1240원선에 진입하기도 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약 40조원을 순매도했으며 이런 배경에는 시장 변동성 확대와 원화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면서 “달러화 강세가 미국계 자금 이탈로 이어졌다면 달러화 강세가 완화되는 구간에 진입하면 미국계 자금의 복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율 전망과 관련해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남아 있는 추가적인 약세보다 강세로 인한 이득이 많은 영역에 진입했다”며 “하반기에는 유럽도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를 시작할 것이며 달러 강세 역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메크로 변수가 해결돼 외국계 펀드 자금 유입을 뜻하는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 긴축에도 과거에 증시가 올랐던 것은 경기 회복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경기둔화, 경기침체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수급적으로는 외국인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에 주목해야 하는데 매크로 이슈가 완화돼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가 강하게 유입될 때 지수의 강한 상승과 대형주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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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