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이나 영공 비행금지 '3차 세계대전' 비화 경고

▲ 모스크바=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공군의 Tu-95 전략폭격기가 러시아 볼가강 인근 엥겔스 공군기지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2022.01.25
유럽연합(EU) 샤를 미셸 상임의장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영공의 폐쇄는 3차 세계대전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요청한 비행금지 구역(no-fly zone)을 설정하면 새로운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계속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러시아의 침공을 멈추기 위해선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해 우크라이나 영공을 봉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서방 지도자들은 유럽에서 대규모 확전을 초래한다는 우려를 들어 거부하는 자세를 취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비행금지 구역을 실행하기 위해선 전투기를 우크라이나 상공에 배치해야 하고 그럴 경우 현재 상황에선 나토가 전쟁에 개입하는 행위로 간주돼 3차 세계대전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셸 상임의장은 EU와 나토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전쟁선포와 다름 없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진격한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전쟁을 선포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위협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유럽과 미국 동맹국들이 "러시아 국민이 아니라 러시아 제국에 압박을 가하고 타격을 주기 위해 제재를 발동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토니 블링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4일 "비행금지 구역을 실제 시행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토 항공기를 우크라이나 영공에 보내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하는 것"이라며 "이는 유럽에서 전면전을 가져온다"고 우려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리가 전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 비행금지 구역 설정이 나토가 고려할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나토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날거나 나토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 보내는 일은 없다는 데 이미 동의했다"고 언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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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