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날 공휴일(나루히토 일왕 생일)이었기 때문인지 오전부터 많은 재외국민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시간이 지나며 대기 줄이 길어졌다. 이들은 외국에 살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오히려 고국의 미래를 더 생각하게 됐고 투표소로 발걸음이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 정착한 지 25년이 된 한 50대 부부는 “자녀가 한국에서 대학을 다녀 대한민국의 미래나 정치에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본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이나 한국인의 위상을 떠올리면 너무나 달라진 것을 느낀다”며 “여기서 과거로 돌아가지 말고 한국의 국제적 위치가 계속 높아지길 바라며 한 표를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온 조선인이나 이들의 후손으로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재일한국인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재일한국인 2세라고 밝힌 60대 남성은 “계속 일본 학교에 다녔지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학생시절부터 열심히 한국어를 배웠다”면서 “신문을 읽고 라디오도 들으면서 한국의 대선 후보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투표할 후보를 정했다”고 말했다.
강창일 주일 한국 대사도 이날 오전 10시쯤 방문해 투표를 마쳤다. 강 대사는 기자들에게 “오늘부터 투표가 시작됐는데 28일까지 많은 분이 투표하도록 대사관도 적극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일본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하겠다고 등록한 유권자 수는 총 2만8,8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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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