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서 아파트 앞지른 오피스텔…'전매 가능 아파텔'이 견인

작년 경쟁률 상위 10곳 중 6곳이 100실 미만 주거형 오피스텔
전국 오피스텔 매매도 6만건 넘어…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다

▲ 오피스텔 청약 광풍 (CG)
[연합뉴스TV 제공]
지난해 청약시장에서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경쟁률을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청약홈을 통해 신청을 받은 전국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26.3대 1로, 아파트 청약 경쟁률(19.3대 1)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부동산원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9년 3.1대 1에서 2020년 13.2대 1, 지난해 26.3대 1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4.9대 1에서 27.6대 1로 올랐다가 지난해 19.3대 1로 낮아졌다.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이 아파트 청약 경쟁률보다 높은 추세는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19.5대 1로, 아파트 청약 경쟁률(15.9대 1)보다 높았다.

작년 1월만 해도 오피스텔 청약은 전국적으로 1천223실 모집에 겨우 26건만 접수돼 경쟁률이 1:1에도 미치지 못했다.

청약시장에서 아파트와 견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오피스텔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아파트는 가격이 급등하고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마저 구하기 어렵다 보니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 청약·대출·세금 규제 문턱이 낮은 오피스텔에 청약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 청약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으며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거주지 제한 요건도 없고,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또 청약에서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으며 재당첨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

아울러 오피스텔은 가격과 관계없이 금융권에서 대출 담보 인정 비율이 70% 이상이다.

규제지역 내 유주택자가 주택을 추가 취득하면 2주택 시 취득세가 8%, 3주택 시 12%로 올라가지만,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득세 4.6%의 단일 세율이 적용된다.

이런 장점을 가진 오피스텔 중에서도 중형 이상의 면적을 갖춘 '주거형 오피스텔'(아파텔)이 지난해 인기를 견인했다.

지난해 전용면적 59㎡ 미만 소형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4.0대 1 수준에 머물렀지만, 전용 59㎡ 이상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50.1대 1에 달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규제 문턱이 낮고 아파트와 구조·면적이 비슷한 주거형 오피스텔이 대체 상품으로 부각됐다"며 "청약 가점이 낮은 20·30대와 청약 시장 진입이 어려운 유주택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00실 미만으로 분양된 아파텔이 투기 수요를 부추기며 오피스텔 청약 인기를 더 끌어올렸다.

현행법상 100실 미만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당첨되고 계약금만 내면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명의 이전을 통해 분양권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청약홈을 통해 접수한 오피스텔 청약에서 경쟁률 상위 10곳 가운데 6곳이 100실 미만으로 공급된 단지였다.

89실을 모집한 경기 과천시 별양동 힐스테이트과천청사역(1천398대 1)과 40실이 공급된 대전시 유성구 상대동 대전도안센트럴아이파크3단지(1천70대 1)는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78㎡ 96실을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AK푸르지오(1천312대 1)를 비롯해 청약홈이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청약자를 모집한 단지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전매 가능한 아파텔의 청약 인기는 가히 광풍 수준이었다. 아파트 30가구 미만, 오피스텔 300실 미만은 청약홈에서 공개적으로 청약을 받을 의무가 없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책정된 경우에도 높은 웃돈을 받고 전매할 수 있다는 이점을 노리고 수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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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