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3일 만…‘윤핵관’ 발언 지적
당무 거부 질문엔 “원톱은 김병준”
잠행을 시작한 주된 이유로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발언들을 꼽은 것이다. 이 대표는 “당의 국회의원이고, 당에 대한 진지한 걱정이 있는 분들은 사람을 위해 충성하는 행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제주 4·3평화공원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잠행에 나선 표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선거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대표 선출 이후에 새롭게 시도하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자 했다”며 “선거에서 제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 계획된 대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무 거부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당 선대위 ‘원톱’은 김병준 상임위원장이고 그분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가 홍보에 국한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나머지 총괄 지휘는 그분이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운영에 대해서는 제 영역 외에는 다른 큰 관심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준석 패싱’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저는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당무를 한 적이 없다”며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딱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윤 후보에게) 어떤 것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윤 후보가 어떤 걸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윤 후보와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로 제가 뭘 요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고 보는 것도 굉장히 심각한 모욕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오는 6일 선대위 발족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발족은 (지난) 월요일에 했다”고 했다. 다음주 행사에는 불참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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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