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윗선 모르지만 유동규가 결정권자..어려운 사이" 곧 귀국

'미국 도피' 남욱…첫 언론 인터뷰서 본인 의혹 부인
"저는 토지수용 협조만…유동규가 최종 결정권자"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 진위는 김·유 둘만 알 것"

▲ 남욱 변호사. <제이티비시>(JTBC) 방송화면 갈무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쪽이 정·관계에 수백억원대 로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씩 7명에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12일 <제이티비시>(JTBC)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 있다. 김만배씨가 350억원 로비 비용이 든다는 얘기를 했을 때, 이런 얘기가 외부로 나가면 큰일난다 생각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50억원씩 7명에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김씨의) 말을 계속 들었다”며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니들이 이런 비용을 내라고 해서 계속 부딪혔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7명에 대해서는 “김씨가 구체적으로 얘기한 분도 있고, 거의 대부분은 지금 언론에 나온 분들”이라며 “기사에 나오는 이름들을 저도 그 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나온 이름들이 맞다는 취지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맞다는 말씀은 못 드리고, 들었다는 말씀은 맞다”고 답했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언급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당사자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애초 들어갔다가 빠진 경위와 민간으로 막대한 수익 구조가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이 설계된 배경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의사결정권자로 알고 있다”며 “그 윗선은 알지 못한다. 유 전 본부장이 최종적으로 이 사업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물음에는 “‘내 지분의 절반이 유 전 본부장 거다’라고 (김만배씨가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있다고 들었다”며 “유 전 본부장의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씨에게 들은 사실도 있다. 진위는 두 사람만 알 것이다. 지금 수사가 진행중이니 곧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정 회계사 녹취록에서 김씨가 ‘그분’이라고 지칭한 인물에 대해선 “잘 기억 나지 않는데, 녹취록에 있으면 맞을 것이다. 그런데 그분이 누구인지는 당사자(인 김씨)만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가족들의 신변 문제 등이 정리되면 곧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이 불거지기 앞서, 미국 체류비자를 연장한 상태다. 온 가족이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가족들 신변만 정리되면 귀국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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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