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동산 '규제완화' 내놓나..보유세·공시가 손질

'1가구 1주택' 보유세, LTV 완화
공시가 현실화 속도조절 등 검토

 새 지도부를 구성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완화 및 공시가 현실화율 속도 조절 등을 검토하며 부동산 정책 수정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가장 큰 요인으로 부동산 민심 악화가 손꼽히고 있어서다. 당정은 2·4 공급대책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억제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일부 규제 등을 완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정부와 민주당에 따르면 여당은 이르면 이번주 부동산특별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특위를 통해 현장 점검, 전문가 및 정부 협의 등을 거쳐 부동산 정책 전반을 들여다보고, 정기 국회 전까지 정책 수정이 필요한 부분의 점검을 마칠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위를 만들어 실생활과 연관되는 부동산 현안들을 정리하고 의견을 수렴해 답을 내보려고 준비 중”이라며 “세금, 공시지가, 대출 규제 문제까지 모두 포함해 밀도 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새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미 국민 눈높이에서 기존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한 후 미세조정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경선 마지막 정견 발표에서 “정부가 실시한 부동산 정책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바꾸겠다”며 “투기는 엄정히 막되 1가구 1주택 원칙으로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확대와 금융, 세제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 불공정 거래 근절 등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을 유지한다는 방침 아래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다양한 이슈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 내외에서 가장 유력하게 살펴보는 내용으로는 1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종부세에서 고령자·장기보유자에게 주어지는 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종부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이 두루 검토된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미 부동산 세제 완화 법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1주택자 보유세, 2주택자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 등을 담은 종합부동산세·지방세·소득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개정안에는 집값 급등 및 공시가 현실화를 고려해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을 공시가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초과’로 높이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시지가 현실화율 속도 조절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9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올해 전국 평균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4년 만에 최대폭인 19.08%로 집계되면서 현재 속도 조절 요구가 거세진 상황이다.


공시가가 재산세·종부세 등 각종 조세와 건강보험료 등을 부과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됨에 따라 공시가격이 오르면 조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밖에 재산세 감면 대상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이거나,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투기 수요 억제 등을 감안해 단기 매매 차익의 70%까지를 회수하는 양도소득세 중과 정책 수정까지 이뤄지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책 수정 폭은 오는 5월 2일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새 당 대표에 도전한 후보들의 부동산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입장에 다소 온도 차가 있어서다.


민주당은 이날 당대표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을 진행하고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을 본선 후보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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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