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빚투' 과열 조짐..4일새 신용대출 5천억·마통 7천개 늘어

하루 마통 개설 2배로.."증시 연초부터 뜨겁자 급히 투자하려는 수요"

지난해 연말 다소 주춤했던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포함한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꽉 막혔던 신용대출 빗장이 연초 다소 풀린 영향도 있지만, 올해 들어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을 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빚투(대출로 투자) 수요도 다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7일 현재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천1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133조6천482억원)과 비교해 올해 들어 7일, 영업일로는 불과 4일(4∼7일)만에 4천534억원이 늘었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이 지난해 12월 31일 1천48건에서 7일 약 2배인 1천960건으로 뛰었다.


올해 들어 새로 마이너스 통장을 뚫는 사람이 두 배로 늘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이달 1∼7일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총 7천411개,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2천411억원(46조5천310억→46조7천721억원) 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식시장이 워낙 연초부터 뜨거워지다 보니, 급히 마이너스 대출이라도 받아서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주요 신용대출 창구를 닫았다가, 해가 바뀌어 조금씩 다시 여는 것도 신용대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작년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 등이 겹쳐 11월 말 133조6천925억원까지 치솟았다가 12월 한 달 새 443억원 줄면서 133조6천482억원으로 한해를 마감했다.

작년 11월 신용대출 증가 폭이 사상 최대(4조8천495억원)를 기록한 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출 한도·우대 금리 축소뿐 아니라 '한시적 신용대출 중단'까지 실행하며 극단적으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결과다.

하지만 당초 '신용대출 중단' 등의 조처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만큼, 신정 연휴를 전후로 속속 각 은행의 주력 신용대출 상품 판매가 재개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2일부터 2천만원이 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았던 KB국민은행은 이례적이었던 '2천만원' 기준을 이달 들어 없앴다.

우리은행도 작년 12월 11일 이후 중단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지난 7일부터 재개했다.

신한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해 연말 막았던 비대면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을 1일부터 각각 다시 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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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