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軍 에이태큼스 6발… 러 본토 군사시설 첫 공격

美 승인 이틀 만에… 5발 요격당해
러, 핵 교리 수정… 확전 우려 고조

▲ 2022년 3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한국군이 동해상에서 에이태큼스(ATACMS)를 발사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우크라이나군이 19일(현지시간)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내 군사시설을 처음으로 타격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공여한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이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공격을 정당화하도록 핵 교리를 수정하면서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새벽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주의 군사시설에 에이태큼스 6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S-400과 판치르 방공 시스템이 에이태큼스 5발을 요격하고 1발에 손상을 입혔다”며 “미사일 파편이 지상에 떨어지면서 군사시설 내 기술 구역에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 진화됐다. 사상자와 물적 피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 RBC 우크라이나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로 브랸스크주 카라체프 인근에 위치한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우리 군은 처음으로 에이태큼스를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다”며 “공격은 브랸스크의 시설을 대상으로 수행됐으며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공격받은 시설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30㎞ 떨어진 러시아 국방부 산하 미사일포병국(GRAU)의 제1046 무기고로 파악됐다. 이 무기고는 북한이 공급한 미사일과 포탄을 보관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에도 드론을 이용해 이 시설을 공격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 점령군의 탄약고를 파괴하는 일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독립 매체 아스트라는 이날 새벽 2시부터 카라체프 지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으며 군사시설 인근에서 폭발음과 함께 섬광이 번쩍였다고 현지 주민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핵보유국의 군사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사용 교리를 수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서방 핵보유국(미국·영국·프랑스)의 군사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승인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비핵 미사일을 사용하면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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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