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방송에 따르면 개표가 진행 중인 28일 오전 1시40분 기준 전체 465석 중 집권 자민당은 186석, 공명당은 22석을 확보했다. 반면 제1야당 입헌민주당(143석)을 비롯한 야당은 과반을 웃도는 235석을 획득했다. 여당 남은 의석을 모두 얻어도 과반 확보는 어렵게 됐다. 일본 여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한 건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27일 투표 종료 후 발표한 NHK방송 출구조사 결과(오후 8시 기준)에 따르면 전체 465석 중 자민당은 153~21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21~3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아사히신문은 자체 출구조사에서 자민당 185석, 공명당 26석 안팎 의석으로 여당 과반에 이르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선거 전(자민 256석, 공명 32석)보다 의석을 크게 잃게 됐다.
NHK와 아사히신문의 출구조사 결과와 비슷한 최종 결과가 나올 경우 자민당은 2009년 총선 패배로 민주당(입헌민주당 전신)에 정권을 내준 뒤 15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는다. 과반 확보를 못 할 경우 다른 정당과 연정 구성을 해야만 정권 유지가 가능하다. 이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취임 8일 만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지만 총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보여 취임 한 달도 안 돼 최대 위기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민당은 2012년 총선에서 정권을 되찾은 이후 지금까지는 계속 단독 과반을 확보해 왔다. 정권 재창출 뒤 앞서 치른 네 차례 총선에서 256~294석을 얻으며 ‘절대 1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불거진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부패의 민낯이 드러난 데다 고물가가 계속되고 실질 임금이 줄어들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이번 총선에도 이 같은 민심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28~191석을 얻으며 선거 전(98석)보다 크게 약진할 것으로 NHK방송은 전망했다. 전신인 민주당이 2009년 정권 교체에 성공한 이후 가장 많은 의석수다. 일본 야당이 100석 이상을 차지한 건 2009년 정권 교체 때를 제외하면 2005년(113석) 이후 처음이다.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자민당에서는 이시바 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시바 총리 반대 진영인 보수 강경파가 ‘이시바 끌어내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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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