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0개 문닫는다’…역대급 원두 가격에, 카페 줄폐업

국제 커피 원두 가격 사상 최고…장중 t당 3800달러 돌파
이상기후 영향에 생산 차질…원가 비용 부담에 카페 폐업 증가

국제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이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커피 수요 증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포화된 커피 시장에서 가격 부담이 커진 영세 자영업자는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4일(현지시간) 런던국제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로부스타 커피 가격은 톤(t)당 3764달러로 집계됐다. 전년(2254달러) 대비 67% 뛴 값이다. 이날 t당 가격은 장중 385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로부스타 커피는 고품질의 아라비카 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인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값이 빠르게 뛰고 있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 인상은 엘니뇨 현상의 여파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과 홍수, 가뭄,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게 되면 커피콩 작황에도 영향을 미친다. 추후 커피 멸종 지역은 지금보다 확대돼 생산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대로 커피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 원두 가격 인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생두와 원두) 수입액은 11억1000만달러로 2년 연속 10억달러를 넘겼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7 배, 10년 전과 비교하면 2.7 배에 달한다. 커피 수입량도 19만3000t으로 5년 전인 2018년보다 22% 많은 수준이다. 이는 성인 한 명이 하루 약 1.3 잔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원재료 부담이 커지면서 카페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원가 비용에 크게 영향 받는 영세한 개인 카페 사업자가 위기다.

실제로 폐업률은 매년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커피숍으로 분류된 휴게음식점 중 폐업한 곳은 1만2417개다. 월평균 1034곳, 일평균 34곳이 문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대치다. 올해도 1분기까지 폐업한 곳이 2761개로 집계됐다. 올해만 매일 평균 30곳이 꾸준히 폐업한 셈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페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원가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매출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써야 하는 비용만큼 증가하지 않다 보니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