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업 현장서 직원들 대피
생산시설 피해는 조사중…전력 공급엔 문제 없어
3일 대만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에서 최소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상처를 입는 인명 피해가 확인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는 일부 직원을 긴급히 대피시켰으며, 생산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는 800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중앙기상국(CWA)은 이날 오전 7시58분께 대만 동부 화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진원지는 동부 화롄현에서 남쪽으로 약 25㎞, 타이베이에서 138㎞가량 떨어진 해역이었으나 섬 전체에서 충격이 느껴질 정도였다.
건물 무너지고 교통 통제…전력 등 복구
무너진 건물을 최소 26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일부는 건물 안에 갇혀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 기상 당국은 이날 지진 강도가 7단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6단계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건물들이 1분간 격렬하게 흔들리다가 일부 무너지거나 기울어졌다. 화롄, 이란, 타이베이, 신베이, 지룽, 타오위안 지역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낙하물에 부딪히거나 넘어져 최소 50명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집계된다. 경찰은 화롄에서 부분적으로 붕괴한 8층 건물에서 9명이 구조됐고 5명은 갇혀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화롄과 대만 중부 고속도로의 여러 산악 구간에서 낙석이 발생하는 등 문제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고속철도 운영사에 따르면 열차 피해나 부상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안전 검사를 마치는 동안 운행이 지연될 예정이다.
관계 당국은 지진 발생 당시 대만 곳곳에서 정전이 보고됐으나 오전 10시30분쯤 대부분 전력이 복구됐다고 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군부에 화롄과 기타 지방의 구조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지진은 1999년 발생한 규모 7.6의 지진 이후 25년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파악된다. 당시 2400명이 사망하고 5만채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파괴되는 피해를 낳았다.
TSMC 작업 중단 등으로 809억원 피해 전망
이번 지진 발생으로 대만 대표 기업인 TSMC는 현장 직원들 일부를 긴급히 대피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피해 여부와 그 규모는 아직 파악 중이다.
TSMC 측은 "직원 안전을 위해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일부 공장 직원을 대피시켰다"면서 "산업 보안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생산 시설이 손상을 입어 현재 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지 언론인 대만 공상시보는 "현재까지의 추산에 따르면 (지진으로 피해를 본) 작업시간은 6시간 수준으로, 2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은 6000만달러(약 809억원) 수준으로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공장이 위치한 타이베이 인근 신주과학단지(주커) 측은 "현재 공장 내 수도, 전기, 하수처리장, 실험실 등 관할 구역에 이상은 없다"고 설명했다. TSMC 첨단패키징 공장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이노룩스, 에피스타 등 단지 입주 기업 공장 직원들은 대피한 상태이며, 일부 기계는 경고음과 함께 작동 중지된 상태지만 이상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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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