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T에 따르면, 지난 1월19일 내놓은 5G 중저가 요금제 누적 가입자수가 한 달 만에 22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기존 사용하던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로 갈아탄 사람의 절반 가량이 이들 요금제를 선택한 것이라고 KT는 설명했다.
영업일수로 따지면 하루 가입자 1만명 정도로 적지 않은 수치다. 5G가 상용화된 2019년 4월 첫 달에 KT 가입자가 10만4696명(전체 27만1686명)였던 점과 비교해도 돋보이는 실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5G 요금 최저구간을 3만 원대로 낮추고 소량 구간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통신사와 협의해왔다. 시민들 사이에서 높은 통신요금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데다, 최근 고물가 장기화로 가중되고 있는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취지였다.
KT는 3만7000원(4GB) 최저구간 요금제를 신설하고, 30GB 미만 소량 구간 요금제를 기존 2구간(5·10GB)에서 5구간(4·7·10·14·21GB)으로 세분화했다. 여기에 청년 대상(만 34세까지) 데이터를 두 배 제공하는 ‘Y덤’ 혜택,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로 이용 기간 부담이 없는 ‘요고’ 요금제, 월 제공 데이터 중 남은 데이터를 다음달로 넘길 수 있는 ‘이월’ 요금제 등을 신설했다.
신설된 요금제로 하향 변경하면 월 3000원에서 1만원까지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 그중 ‘민생 요금제’로 주목받은 3만7000원(4GB) 요금제의 경우 선택약정 25% 요금 할인을 적용하면 2만원대까지 요금이 낮아진다.
그 결과 통신 이용 방식과 요금에 민감한 정도에 따라 선택이 나뉘었다. 중저가 요금제의 경우 중장년층이 선호해 이전보다 40~50대 비중이 141% 늘었다. 청년층에 데이터를 두 배 제공하는 요고 요금제의 경우 30대 이하 비중이 68%에 달했다. 3만원대 요금제는 20대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과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5G 월평균 이용량은 28GB 수준이었다. 동영상 서비스 등으로 데이터 이용량이 크게 늘면서 통신사들은 데이터 소량 구간 요금제를 만드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애초에 통신비를 아끼고 싶은 사람들은 ‘알뜰폰’으로 이동하고, 데이터를 많이 주는 고가 요금제를 쓰는 대신 다른 할인 혜택(영화관·레스토랑 등)을 받는 식으로 소비 패턴이 나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집계 결과로 소비자의 선택권 강화라는 당위를 넘어 실제로도 중저가 통신 요금제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대표가 바뀐 이후 고객 가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요금제가 다양하지 않아 선택지 적다는 고객들의 불만 받아들여 중저가 요금제 선제적으로 내놓았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계통신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3만원대 요금제’를 포함한 신규 요금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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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