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체 CNBC는 19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의 리서치 노트를 인용해 매그니피센트7의 시총이 세계 2위 증권거래소 규모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술주인 애플, 아마존, 구글 알파벳, 메타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테슬라 등 7개 기업을 가리킨다.
도이체방크가 추산한 이들 7개 기업의 시총 규모는 13조1000억달러로 중국 상장사들의 전체 시총(11조5000억달러)보다 많았다. 이들보다 시장 규모가 큰 국가는 미국(50조4000억달러)이 유일했고, 일본(6조2000억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을 나타냈다. 갈리나 포드즈냐코바 도이체방크 분석가는 "매그니피센트7만으로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증권거래소가 될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별 주식 기준으로도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의 시총은 주요 선진국 규모였다. MS의 시총은 약 3조달러로 각각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내 상장기업 전체 합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매그니피센트7이 기록한 연간 총이익의 경우 3610억달러로 일본 전체 상장사들의 총이익(3830억달러)과 엇비슷했다. 중국 상장사들의 총이익(7770억달러)과 비교해서도 약 절반 수준을 차지했다.
도이체방크는 "매그니피센트7은 최근 몇 년, 최근 몇 달간 글로벌 투자심리에 여파를 미쳐왔고, 어떤 자산에서도 그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세계화, 인터넷 및 모바일 구독 시스템, 인공지능(AI) 등이 이들 기업의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고 언급했다. 전 세계 인구 약 40%가 여전히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향후 수익 성장이 예상되는 측면이다.
경제매체 CNBC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 20개국(G20) 중 중국, 일본 등 일부 국가만이 상장사 합산 기준으로 매그니피센트7보다 높은 이익을 거뒀다"면서 "대부분 주요 국가보다 더 큰 금융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에서 매그니피센트7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다는 우려도 지적된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글로벌경제 연구 책임자는 지난주 후속 보고서에서 "뉴욕증시 상위 10% 주식이 시총 기준으로 전체 시장가치의 7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193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역사적으로 중앙값은 약 65%다.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 MS는 1997년 이후 4개월을 제외하고 모두 시총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2009년12월, 2017년1월부터 내내 상위 5위권을 지켰다. 구글 알파벳은 2012년8월 이후 단 2개월만 상위 5위권을 벗어났다. 엔비디아는 작년 상반기에 처음으로 상위 5위권에 진입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매그니피센트7의 랠리가 이어질지도 주목하고 있다. 오는 21일에는 인공지능(AI) 대표주인 엔비디아가 실적을 공개한다. 엔비디아는 AI발 주가 상승세로 최근 시총 3위까지 올라선 상태다. 조만간 시총 2조달러 클럽 가입도 예상된다. 반면 매그니피센트7에 포함된 테슬라의 경우 올 들어 20%가량 주가 낙폭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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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