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난리였는데…아사히 '왕뚜껑 생맥주' 쫙 깔리니 인기 뚝

겨울 비수기에 화제성 약화로 수요 줄어... 국산 맥주보다 2배 비싼 가격도 부담

▲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이미지. /사진제공=롯데아사히주류
올해 여름 국내 맥주 시장을 강타한 일본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인기가 점차 가라앉고 있다. 일명 '왕뚜껑 생맥주'로 불리며 지난 7~9월 월평균 280억원대 매출을 거뒀지만 이후 판매액이 급감했다.

6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올해 10월 아사히 맥주 소매점 판매액은 204억원으로 전월(341억원) 대비 40.2% 감소했다.


아사히 맥주는 2018년까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 이어 소매점 매출 3위를 기록한 인기 브랜드였다. 하지만 2019년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그 사이 중국 칭다오, 네덜란드 하이네켄 브랜드에 매출이 뒤처졌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올해 6월까지 아사히 맥주 소매점 월평균 매출은 약 7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7월 아사히 맥주가 생맥주캔 제품을 출시한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이 제품은 일반 캔맥주와 달리 뚜껑 전체가 열리고, 그 위로 거품이 형성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왕뚜껑 생맥주라는 별칭이 붙었다. SNS(사회관계서비스망)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시중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품절 대란이 빚어졌다.

이 영향으로 아사히 맥주 브랜드 소매점 매출은 7월 278억원으로 전월(85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고, 8월 223억원, 9월 341억원으로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하지만 10월부터 판매액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가을부터 맥주 수요가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도 다른 브랜드보다 매출 감소 폭이 컸다.

맥주 성수기인 여름철 반짝인기를 끌었지만 한 번 맛본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낮아지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편의점과 마트에서 개수 제한 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어 희소성이 사라진 것은 인기가 식은 요인으로 꼽힌다.


국산 맥주보다 비싼 가격도 수요층 확대에 걸림돌이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은 340ml 6개입이 약 1만6000원에 판매한다. 카스 355m 8개입 번들이 마트 특판가 기준 1만1000원 이하인데 기준 용량당 가격을 비교하면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이 약 2배 비싸다. 아사히 맥주는 전량 일본에서 생산하며, 국내엔 별도 수입·판매 법인이 있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은 일본에서도 반짝인기에 그쳤다. 현지에서 2021년 4월 출시한 이후 약 6개월 정도 인기를 끌었다가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독특한 패키지만으로는 인기를 지속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주류 업계에선 아사히 맥주의 인기가 가라앉고, 수입 맥주 강자였던 중국 칭다오가 '오줌 맥주' 논란으로 국내에서 불매 운동이 확산한 영향이 시장에 어떤 결과로 반영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국산 맥주 브랜드도 계절적 요인으로 10월 들어 판매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소매점에서 1704억원이 판매된 오비맥주 카스는 10월 매출이 1166억원으로 약 31% 줄었다. 또 하이트진로의 테라(461억원→323억원)와 켈리(246억원→183억원),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167억원→133억원) 등도 10월 들어 소매점 판매액이 20~30%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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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