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이식한 두 번째 돼지 심장 멈췄다…환자 6주 만에 사망

▲ 돼지 심장 이식받았은 뒤 6주 만에 숨진 환자 로런스 포시트(58).
미국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인간 환자에게 이식하는 두 번째 실험을 진행했지만, 환자가 이식 6주 만에 사망했다고 지난 31일(현지시간) CNN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의 수술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로런스 포시트(58)가 수술 후 약 6주 만인 지난달 30일 사망했다.


말기 심부전 환자였던 포시트는 복합 질환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모든 심장 이식 프로그램에서 거부당한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달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위급한 환자에게 실험적인 시술을 허용하는 ‘동정적 사용’을 통해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승인했다.

연구팀은 인간에게 심각한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 3개를 유전자 가위로 자르고, 인간 유전자 6개를 삽입한 심장을 이식했다. 이식한 심장이 비대해지지 않도록 성장 유전자 기능도 차단했다.

포시트는 수술 후 걷는 연습을 하고, 아내와 카드 게임을 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며칠 사이 심장에서 거부 반응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그의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포시트의 마지막 소원은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장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새로운 심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었다”며 “우린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 의대는 “포시트는 자신의 생체 검사를 읽고 해석했을 뿐 아니라 이종이식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한 과학자”라고 했다.


앞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첫 번째 환자인 데이비드 베넷은 이식 두 달 만에 사망했다. 부검 결과 돼지에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DNA가 체내에서 발견됐다.

미국에서는 장기 이식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기자가 11만 명이 넘지만, 장기 부족 탓에 매일 17명이 사망한다고 CNN은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