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슈퍼 핵항모’ 이스라엘 전진배치…하루만에 군사지원 착수

세계최대 핵항모 전단 제럴드포드함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이동명령
F35·F16 전투기 편대도 증강 조치
美국방부, 탄약 등 장비도 제공키로
WSJ “이란이 하마스 공격 배후”

▲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전진배치되는 미국 핵추진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사진 출처=연합뉴스]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대대적인 기습공격에 맞서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 핵항공모함 전단을 전진배치하고 전투기 편대를 증강한다. 또 탄약을 포함한 무기와 군장비를 이스라엘군에 신속히 지원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인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을 이스라엘 인근의 동지중해로 이동시키는 명령을 내렸다. 항모전단은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함을 비롯해 순양함인 노르망디함, 구축함인 토마스 허드너함, 래미지함, 카니함, 루스벨트함 등으로 구성됐다. 이중 2017년 공식 취역한 제럴드 포드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으로 75대 이상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또 최신형 원자로 2기를 통해 20년간 동력을 무제한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데다 전자식 사출 장치와 강제 착륙장치를 장착한 ‘슈퍼 핵 항모’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오스틴 국방장관은 F-35, F-15, F-16, A-10 등 전투기 편대를 역내에 증강하는 조치도 내렸다. 이는 미국이 해상을 통해 하마스로 은밀히 유입되는 무기를 차단하는 등 하마스 무장 활동을 철저히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오스틴 장관은 “필요시 억지 태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스라엘 방위군에 탄약을 포함한 추가적인 장비와 자원도 즉각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수천 발의 로켓을 한꺼번에 발사하고 지상으로 300여명의 무장대원을 침투시키는 기습공격을 감행한 이후 하루 만에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이스라엘 안보지원이 시작된 것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한 안보 물품은 오늘부터 이동해서 수 일내 도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에게 미국산 저고도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의 요격무기 보충, 소형 폭탄, 기관총용 탄약, 레바논 남부 군사활동 정보 공유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틴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가 군 태세를 강화하고 신속하게 물자를 지원하는 것은 이스라엘군과 국민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지원을 보여준다”면서 “이스라엘이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이스라엘 측과 계속 긴밀하게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날도 로켓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해 피해를 입혔다. 이스라엘 사망자는 400명을 넘었고 2000여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군대는 전투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보복공습하면서 맞대응했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에서도 400여명이 사망했으며 2300여명이 부상입었다. 앞으로 이스라엘이 하마스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할 지도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틀 연속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를 하고 전폭적인 지원약속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에 대한 추가 안보지원 물품이 이스라엘로 향하고 있고 며칠 동안 더 많은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 정상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인질로 납치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데려간 상황을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떠한 테러도 정당성이 없다”고 강조하고 “모든 국가가 잔혹한 만행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무장단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배후조종했다는 정황도 전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는 이란이 하마스 등을 부추겨서 중동 긴장을 촉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소속 고위 관계자들을 익명으로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작전을 짤 때 이란혁명수비대 장교 및 이란이 지원하는 4개 무장단체 대표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혁명수비대 장교의 경우 하마스와 협력해서 지상, 해상, 공중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이스라엘을 급습하는 방안을 고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주 이란은 하마스의 공격계획을 승인했다는 전언도 이어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개입했는지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란이 이번 하마스 공격을 지시했거나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이란이 오랜 기간 하마스 무장을 지원해왔다”면서 전황을 주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인 석방 조건으로 이란 동결자금 60억달러를 해제한 것을 하마스와 연관짓는 지적에 대해서 “그 계좌에서는 1달러도 사용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미국은 이란과 수감자 교환 협상을 타결하면서 인도주의 용도로만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60억달러를 카타르 은행으로 이체해 이란에 제공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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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