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도 이런 최악이…“애써 벌어도 쓸돈 없다” 집마다 아우성

고물가에 실질소득 3.9% 감소
소득 줄며 지출 증가 폭도 줄어
처분가능소득도 역대 최대 감소
1분위 가구 평균소비성향 하락

물가 상승 영향으로 올해 2분기 가구 실질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다. 금리인상에 따라 이자 비용이 늘면서 가처분소득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물가와 이자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서민들은 점점 지갑을 닫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3.9%이나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이전소득이 사라지면서 기저효과가 컸고 고물가 영향이 더해지면서 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4.9% 늘었다. 전분기(8.6%)보다 증가 폭은 줄었지만 고용 호조로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반면 사업소득은 원재료값 인상, 이자 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증가율이 0.1%에 그쳤다. 이전소득은 지난해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이 지급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19.6% 급감했다. 재산소득은 21.8% 증가했고, 경조소득·보험금 수령 등 비경상소득은 12.5% 줄었다.

소득이 줄면서 지출 증가 폭도 감소했다. 올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9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2.7% 증가했지만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소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물가 수준을 반영한 2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1년 만에 0.5%가 줄면서 2020년 4분기(-2.8%) 이후 10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세금과 이자 등을 포함하는 비소비지출은 96만2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 특히 고금리의 영향으로 이자 비용이 42.4% 늘면서 1분기(42.8%)에 이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자동차 소비 증가로 취·등록세 지출이 늘면서 비경상 조세도 95%나 증가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은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3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2.8%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처분가능소득이 가계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가계 재정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14만1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3.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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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