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4연속 금리 동결?… 시장선 “현수준 유지” 전망 우세

한은, 물가 2%대 내려왔지만
하반기 경기회복 장담 어려워
새마을금고 등 금융불안 한몫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금통위가 또 한 번 금리 동결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예상 범위 내에 있는 물가 추이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금통위가 4회 연속으로 현 기준금리 수준(3.50%)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9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3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금통위는 올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린 뒤 2월과 4월, 5월에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가 이번에도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는 우선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내려선 점이 주요 근거로 꼽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2%대 상승률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달 초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1.6→1.4%) 낮춰 잡았을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하반기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금통위가 다시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동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일부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 및 예금 인출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에 불안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 시 자금 경색 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도 동결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준금리 동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리면 우리나라와의 금리 격차는 2.00%포인트까지 커지게 되지만, 시장에선 현재 환율 수준이나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 등은 없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 역시 한·미 금리 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표명한 바 있다. 


윤지호 BNP파리바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며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고착화된 근원물가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파적 어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날 ‘은행 예대율 규제 해외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의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개별 은행의 유동성 리스크를 판단하기 위해 예대율 규제를 활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예대율 규제의 효과를 점검하고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를 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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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