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내고 풀려나는 권도형...동거녀 회사 소유 아파트서 지낼듯

▲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연합뉴스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측은 송환국에서 열릴 재판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으며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 대표의 현지 변호인인 브란코 안젤리치 변호사는 전날 매체 인터뷰에서 "의뢰인들은 진실에만 관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젤리치 변호사는 몬테네그로 법원이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 씨의 보석 청구를 인용한 것에 대해 "간단한 결정"이라며 "의뢰인들은 도주할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의뢰인들은 여권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진실을 확인받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돼 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던 권 대표는 조만간 보석으로 풀려난다.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전날 권 대표와 한씨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첫 재판에서 권 대표 등은 여권 위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40만 유로(약 5억8000만원)를 내걸고 보석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의 재력에 비해 보석금이 턱없이 적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지만 법원은 하루 만에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은 결정에 불복해 사흘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항소 결과가 나온 뒤 40만 유로의 보석금 지급이 확인되면 권 대표는 보석으로 풀려난다.

다만 권 대표 등은 지정된 아파트를 벗어날 수 없고 도주하거나 감독 조치를 어기면 보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권 대표는 동거녀 회사 소유의 아파트에서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과 미국 수사당국은 몬테네그로 정부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 이에 따라 권 대표 등은 몬테네그로에서 사법 절차가 끝나면 다른 나라 법정에 서야 한다.

이에 대해 안젤리치 변호사는 "의뢰인들은 다른 나라 법정에서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의뢰인들은 해당 절차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도주할 우려가 없고, 숨을 필요도 없다"고 했다.

권 대표는 전 세계에서 50조원 넘는 투자자 피해를 일으킨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난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출국 과정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돼 공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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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