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녹취 폭로한 방송인 김한석… “8억원 넣었는데 대부분 손실”

방송인 김한석 씨, 대신증권 센터장의 절대 안전하다는 권유로 8억원 펀드 가입
김 씨, 라임사태 알려지자 펀드 환매 요청… 대신증권 센터장 청와대 실세 언급하며 만류
‘청와대 키맨’으로 불린 김 전 청와대 행정관, 징역 4년에 벌금 4000만원 선고

▲ 방송인 김한석. 


1조6000억원대의 펀드 환매가 중단된 ‘라임사태’와 관련해 수사의 핵심 단서가 된 녹취록을 방송인 김한석씨가 제공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씨는 일명 ‘청와대 행정관’ 개입을 인정하는 대화를 녹음한 라임 펀드의 피해자였다.

라임사태 배후 세력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된 녹취 파일은 장 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과 방송인 김한석 씨의 대화를 담고 있다.

대화에서 장 센터장은 “(청와대) 이쪽이 키예요. 사실 라임 거요. 다 막았어요. 이분이 다 막았어요”라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라임 펀드와 관련된 사실들이 속속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환매를 위해 센터를 방문한 김 씨에게 펀드 환매를 만류하면서 청와대 실세가 뒷배를 봐주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김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송을 30년 하면서 모은 돈과 전세금 받은 돈을 안정적으로 운용을 하고 싶었는데, 잘못될 일이 0%라는 설명에 라임 펀드에 가입하게 됐다”고 밝히며 펀드 가입을 제안한 사람은 대신증권의 반포지점 센터장인 장 씨로 그를 믿고 투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번의 확인을 했으나 적극적으로 잘못될 일이 없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해서 믿었다”며 “기사가 나기 시작할 때쯤 환매를 하고 싶다고 찾아갔는데도 저를 만류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녹취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이용하려고 녹취한 게 아니라 설명을 듣다보니 너무 어려워서 녹음을 시작한 것”이라며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해서 사실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녹취가 공개됐을 때 저는 계속 일을 해야 하고, 가족을 지켜야 하는 상황인데 너무 무서웠다”며 “처음에 변호사가 공개를 하겠다고 할 때 싫다고 했었다. 사실 지금도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족을 지킬 수 있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가 지켜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장 씨는 아직 8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100% 피해보상을 약속했지만, 대신증권 측은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개별적인 소송을 진행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쉽지 않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의 돈줄이자 로비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돈을 받고, 금융감독원의 라임 관련 문건을 전달한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바로 방송인 김한석 씨가 제공한 녹취록에서 언급된 ‘청와대 키맨’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 오상용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 전 행정관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하고 3667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김 전 행정관은 금감원의 라임 관련 검사 정보를 빼준 대가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법인카드와 술값, 골프비 등으로 3700여 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기고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올려 1900여 만원을 받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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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