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회장은 윤종규, KB금융 윤 회장 3연임 성공

KB그룹사, 포트폴리오 완성… 국민은행 대한민국 리딩뱅크로 성장 공로
'셀프연임' '채용비리' 꼬리표… 노조 및 시민단체 '3연임' 반대

▲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업계 모두의 예상대로 16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확정은 오는 11월 20일에 있을 임시주주총회를 거쳐야만 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윤 회장의 3연임이 ‘쇼’라는 비판과 성과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는 평으로 갈라졌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회의를 개최하고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회추위는 후보자 인터뷰에는 지난 8월 28일 회추위에서 회장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으로 선정된 김병호, 윤종규, 이동철, 허인 후보자(성명 가나다순)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후보자의 모두 발언과 회추위원과 후보자간 질의응답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회추위는 뉴노멀 시대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 과제,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 우위를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글로벌 진출 방안, 고객, 주주,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 구축 방안, ESG 추진 전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통해 후보자들을 심층 평가했다. 이후 현장에서 실시된 투표 결과 윤종규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됐다.

회추위 결과에 대해 선우석호 위원장은 “모든 후보자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제로 베이스에서 심사하고 평가했다. 인터뷰에 참가한 네 분 모두가 차기 KB 회장으로 손색이 없는 분들이다”며 후보군을 평했다.

이어 “윤종규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시켰고,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에서 성공적인 M&A를 통해 수익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보여주었다”며 “코로나19와 같이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종규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 회추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최종후보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 KB취업박람회에 참석한 윤종규 회장.


윤 회장은 지난 6년간의 재임기간 동안 KB금융 전체에 걸쳐 탄탄한 경영성과를 냈다고 평가받는다. KB금융의 전체 자산은 윤 회장 취임 첫해인 2014년 308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570조원으로 늘었다.

2017년에는 그룹 설립 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3조원을 달성했고, 국내 금융지주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3조원대의 순이익을 이어갔다.

특히 저돌적인 사업 다각화도 연임 성공에 한몫을 했다.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2015년), 현대증권(KB증권, 2016년), 푸르덴셜생명(2020년)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윤 회장은 금융사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면서 신한금융그룹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며, 국내 최고 금융사로 KB금융이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최근 모럴해저드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라임펀드 사태 등에서도 KB는 비껴가는 등 리스크 관리에서도 별다른 지적이 없다.

3연임을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아직 넘어야 할 여론의 벽은 높다.

먼저 매번 논란이 되던 ‘회전문 인사’ ‘셀프연임’이다. KB금융 회장 후보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발한다. 회추위 멤버는 사외이사들 중에서 뽑는다. 이 사외이사는 결국 회장이 임명하는 구조다. 회장이 뽑은 회추위 위원이 다시 회장을 뽑는 구조에다 현재 회장은 이 회추위 구성원에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 자기가 본인을 뽑게 된다. 회전문처럼 빙빙 도는 인사, 스스로 뽑는 연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조는 매번 연임의 건이 있을 때마다, 이런 셀프연임에 대한 지적을 해왔다. 후보군 자체도 회장을 할 의사가 전혀 없는 인물들로 후보군을 만들어 요식행위를 했다는 주장이다. 외부사람까지 후보군에 넣어서 구색 맞추기를 한다는 비판은 피해갈 수 없다.

회추위의 후보자 점수 순위 비공개도 구설에 오른다. 회추위 위원을 제외하고는 어떤 후보가 몇 점을 받았는지 순위는 공정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채용비리도 윤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18년 벌어진 금융권 채용비리는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채용비리에 윤종규 회장도 연관된 만큼 회장의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당시 검찰수사 결과도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가 제일 많았다. 임직원의 자녀나 외부인의 청탁, 또는 남녀성비를 맞추기 위한 성차별 채용, 특정 대학출신을 우선 채용하는 등 은행권 전반에 걸친 채용 비리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윤 회장은 당시 검찰 기소를 운 좋게 피해갔다. 당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장이 기소된 것과 달리 윤 회장은 칼날을 벗어났다. 하지만 당시 인사팀 실무자들은 징역형 또는 집행유예형을 받고 현재 2심을 진행 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회장님 각별히 신경” 등의 정황은 나왔지만,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회추위의 최종 후보 선정까지 여러 청년 및 시민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비리의 책임이 있는 윤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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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