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이 고령화 가속화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40년 후인 2065년에는 무려 217조원의 세금이 투입될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초연금 월 40만원이 현살회되면 재정난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국민연금 가입률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2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열린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7차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연금연구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 연구기관이다. 최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기초연금이 제도의 성격이 불분명하고 국민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 등 다른 제도와 기능이 중복되거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제도는 국민연금제도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2008년 도입된 제도로,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하위 70%에 대해 월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최 위원은 전액 세금인 기초연금 재원이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원 자체 계산 결과 올해 약22조5000억원인 기초연금 재원은 2030년엔 40조원, 2040년엔 78조원으로 불어난 뒤 2065년엔 217조원까지 증가한다. 올해 국가예산인 623조원의 3분의 1수준이다.
최 위원은 65세 이상 고령자의 소득·재산이 늘어나면서 기초연금 지급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도입 당시 노인의 소득 하위 70% 기준(소득인정액)은 40만원(단독가구 기준)이었지만 올해엔 202만원으로 5배 넘게 올랐다. 반면 1인당 국민소득은 2008년 1만9296달러(약 2500만원)에서 지난해 3만2661달러(약 4220만원)수준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처럼 은퇴연령이 늦춰지는데 따른 상대적인 노인 소득의 증가로 당초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한 기초연금 제도의 도입 취지와도 거리가 멀었졌다는 지적이다. 최 위원은 “소득인정액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공공부조와 연금적 성격을 동시에 띠는 제도의 불명확함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의 중복 △소득인정액 계산시 복잡함과 형평성 등도 기초연금의 해묵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 위원은 현 정부 대선공약인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이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봤다. 특히 기초연금 지급액이 커질수록 국민연금 가입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봤다. 소득의 일부를 내고 은퇴 후 받는 저축개념의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내는 돈은 없고 받는 돈만 있는 제도기 때문이다. 최 위원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 고려시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동일한 인상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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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