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소비자들 “현금 더 달라” 흥정
연회비 ‘10%룰’…“현실 맞게 개선을”
카드사들이 또다시 신규카드 발급 시 현금을 주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면서 카드모집 현장에서는 가격 흥정하듯 ‘현금을 더 달라’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지난 18일 수도권의 한 아웃렛에서는 카드모집인들이 지나가는 쇼핑객들 대상으로 현금을 준다며 카드 불법모집을 벌였다. 이곳에서 이런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회비 4만원짜리 카드를 신규 발급해 6개월 동안 50만원을 사용하겠다고 구두 약속하면 그 자리에서 현금을 15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 커플은 각각 카드를 발급해 현금 30만원을 챙겼다.
이같은 행위는 불법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제14조 제3항 제3호는 카드 회원 대면 모집 시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의 상한을 카드 연회비의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른바 ‘10%룰’로 불린다.
대면 모집으로 연회비 4만원짜리 카드를 발급하면 대가로 그 10% 수준인 4000원 상당의 경품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것. 대가가 4000원을 넘어서면 여전법 위반이다.
다만, 온라인 등 비대면 카드 모집의 경우 연회비 범위까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여전법에서 카드모집에 따른 마케팅을 규제하는 이유는 마케팅이 과열되면 카드사 비용이 증가하고 종국에는 비용이 카드혜택 축소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회비 10%룰이 현실적이지 않아 되레 불법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연회비 2000원짜리 카드도 있는데 이런 경우 연회비의 10%인 200원 상당의 경품만 제공할 수 있다.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가가 상승했고 소비자 눈높이도 높아진 데다 관련 규제가 마련된 지 20년이 넘은 점을 고려해 이제는 현실에 맞게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카드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 연회비 10%룰은 지난 2002년 5월 신용카드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20년도 넘은 규제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10%룰 개선 가능성을 내비쳐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23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기업의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한다며 연회비 10%룰도 포함시켰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안은 나오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카드모집에 따른 경제적 이익 제공의 구체적인 상한은 카드 연회비 수준 등을 고려해 정하고 내년 중 시행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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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