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균형이냐, 공화 독식이냐…한달 후 조지아서 '결판'

공화당 하원 다수당 차지한 가운데
조지아주 상원 선거 결국 결선투표
결선 결과 따라 의회 권력추 기울어

▲ 조지아주 현 상원 의원인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 (사진=AFP 제공)
미국 의회 권력의 추는 또 조지아주에서 기울게 됐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가운데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정해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2년 전인 2020년과 똑같이 조지아주가 키를 쥐게 된 것이다.


끝내 여야 승부 못 가린 조지아주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48석씩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네바다주, 알래스카주, 애리조나주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지 않고 있고, 조지아주에 대해서는 결선투표(runoff)로 따로 분류했다. CNN은 알래스카주까지 더해 민주당 48석, 공화당 49석으로 각각 판단했다.

남은 두 곳인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는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이 나눠가질 가능성이 크다. NYT에 따르면 네바다주 상원 의원 선거에서 75%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애덜 랙설트 공화당 후보(50%)가 현 의원인 캐서린 코스테스 매스토 민주당 후보(47%)에게 앞서 있다. 68%를 개표한 애리조나주에서는 현 의원인 마크 켈리 민주당 후보(51%)가 블레이크 매스터스 공화당 후보(46%)를 이기고 있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49석을, 공화당은 50석을 각각 차지하게 된다. 당연직 상원의장인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50석만 확보해도 사실상 다수당 지위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반드시 51석을 가져와야 한다. 조지아주에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 향후 2년 의회 파워가 달라지는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이긴다면 공화당의 하원과 함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입법 드라이브에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재선 도전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조지아주에서 승리한다면 상·하원 모두 장악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쥘 수 있다. 차기 대권 역시 공화당 쪽으로 기울 공산이 커진다.

조지아주 따라 의회 권력 갈린다

문제는 조지아주 판세가 승부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이라는 점이다. 개표 95% 현재 현 의원인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와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는 각각 49.4%, 48.5%를 각각 득표했다. 조지아주는 주법에 따라 어느 후보도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선거 사무를 관장하는 조지아주 국무부 가브리엘 스털링 최고운영자는 트위터를 통해 “아직 개표할 표가 남아 있다”면서도 “다음달 6일 결선투표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 달은 미국 의회 권력을 누가 확실하게 쥘지 불분명한 셈이다.

두 후보는 한창 개표가 진행 중인 와중에 이미 결선투표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워녹 후보는 “표 차이가 매우 작다”면서도 “좋은 예감이 든다”고 했고, 워커 후보는 “그(워녹 후보)가 나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틀린 생각”이라고 했다.

조지아주에 미국 전역의 시선이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인 2020년 11월 대선 당시 함께 치러진 상원 의원 선거에서 조지아주를 제외하고 민주당은 48석을, 공화당은 50석을 각각 확보했다. 당시 두 명의 의원을 뽑았던 조지아주는 이번과 똑같이 결선을 진행했고, 민주당이 모두 승리하면서 상원 권력을 안았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독식한 동력이 막판 조지아주에서 나왔다.

조지아주는 보수 기독교 신앙이 강한 ‘바이블벨트’ 본거지로 꼽혔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역력하다. 특히 대도시인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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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