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량 톱10중 6개가 인버스.곱버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며 ‘하락장’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거래량 상위 종목 10개 중 6개가 인버스 관련 종목으로 나타났다.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에 진입한 인버스 관련 종목을 살펴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거래량 1억5241만8750주)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3534만3775주)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3016만6105주) △KODEX 인버스(2182만7520주)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1798만1531주)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1572만8900주) 등이다.
1억5000만주 넘게 거래된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지수 일별 수익률 대비 -2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가 1% 하락하면 2%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인버스 상품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곱버스’로 불린다.
두 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던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기초지수인 코스닥150 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1배로 추종하는 ETF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는 각 시장에서 비교적 변동성이 작은 우량주가 편입된다. 이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27.12포인트(1.14%) 내린 2355.66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8.13포인트(2.35%) 내린 751.91에 마감했다.
앞서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12~16일, 현지시간) 4.1% 하락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8%, 나스닥지수는 5.5% 급락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충격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위협하는 등 달러 강세도 시장에 부담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기준금리 상승은 당분간 우리 시장에 부담 요인”이라며 “결국 선택지를 좁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유가는 달러 강세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고, 천연가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중재로 철도 노동자와 사측 간에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질수록 원자재 곱버스에 올라탄 투자자들 수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시카고상품거래소 전산장(CME Glob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의 최근 월물 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해당 상품 가격은 2배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기초지수는 S&P가 산정하는 토털리턴지수(DJCI Natural Gas 2X Inverse TR)이며 선물 만기월 5영업일부터 9영업일까지 20%씩 월물교체(롤오버)된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은 뉴욕상업거래소에 상장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의 일간 수익률 -2배를 추종한다. 기초지수는 DJCI Natural Gas 2X Inverse TR다.
다만 원자재 곱버스에 대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천연가스 관련 인버스 ETN은 수익률이 15~16%대였지만 원유 ETN은 손실을 기록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플러스(OPEC+)의 제한적인 공급에도 올해 하반기 WTI 가격 하단을 배럴당 70달러로 유지한다”며 “중동 산유국들은 5~8월 냉방 시즌에 돌입하면서 원유 가격을 인상하는데 이제 계절성 종료가 임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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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