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으로 몰리는 돈] 주식 팔고 채권 사는 개미, 한 달간 3조4000억 담았다

올해 총 9조809억 순매수 작년 대비 3배
주식 시장선 돈 빠져 '역머니무브' 가속화
변동성 장세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부각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금리 상승 이후 시세차익을 남기기 위한 투자심리도 채권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도 연 4%대 상품을 선보이며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7월 9일~8월 9일) 개인투자자들은 3조4151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전월(6월 8일~7월 8일) 대비 10.3%(319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규모는 총 9조80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1842억원)보다 약 3배 차가 난다.

월별로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규모를 살펴보면 △1월 3283억원 △2월 4663억원 △3월 6506억원 △4월 1조680억원 △5월 1조2880억원 △6월 1조2980억원 △7월 2조9977억원 등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는 채권 중에서도 회사채를 1조122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 채권인 기타금융채(1조773억원), 국채(3866억원), 은행채(1997억원), 특수채(1366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552억원), 지방채(202억원) 등이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꾸준히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지난달 8조6477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6월(10조2170억원)과 비교해도 15.4%(1조5692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더 줄어들거나 매도 우위인 거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2270선까지 후퇴한 코스피가 최근 2500선을 회복하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여전히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릴 가능성도 크다.

특히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투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역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이때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과 표면금리(이율)를 합한 세전 최종 기대 수익률이 은행 예금금리를 웃돈다.

예를 들어 1년 뒤 1만원 원금을 돌려주는 채권을 9700원에 사면 시세차익으로 3%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율을 지급하는 채권은 표면금리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증권사가 판매하는 우량 투자등급 회사채의 표면금리 수익률은 1%대에 불과하지만 가격 하락에 따른 시세차익으로 인해 4%대 최종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목적으로 투자할 때에는 표면금리가 비교적 높은 채권이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이라며 “최근 연 4%대 기대수익률 채권은 1년 이내인 단기채권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가진 투자자라면 기대수익률보다는 표면금리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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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