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러軍 발견하자 엘리베이터 전원 차단
해당 군인들 행방,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아
7일(현지시간) 동유럽 매체 비셰그라드24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4시 30분경 러시아 군복을 입은 다섯 명의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모처에 있는 한 건물에 들어섰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 저격수들로, 높은 곳에서 동태를 살피기 위해 해당 건물 옥상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좁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구겨 탑승한 이들은 맨 꼭대기 층 버튼을 누른 뒤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던 중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건물 행정팀 직원이 엘리베이터 내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 모습을 지켜보다가 해당 군인들이 러시아 병력임을 확인하고 전원을 차단해버린 것이다.
다섯 명 중 세 명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CCTV를 바라봤고, 다른 한 명은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낀 듯 총을 들어 문을 가격했다. 또 다른 이는 총을 이용해 보안 카메라를 부수려 하기도 했다. 이후 군인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열흘간의 전쟁 기간 러시아군 1만 명이 사망했다”며 “이들은 대부분 18∼20살이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 교외의 한 피난 지점을 공격해 어린이 2명과 민간인 다수가 숨졌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키이우 도심으로 직통하는 서쪽에서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폐허 속 민간인들을 공격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 망명 정부 설립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주춤했던 러시아가 화력을 투입해 전세를 뒤집는다는 가정하에서다.
이에 따라 미, 유럽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이 서부 도시 르비우로 옮겨가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국외로 피신해 폴란드에 정부를 꾸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당국자는 전했다.
다만 소식통에 의하면 망명 정부 수립 논의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로,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없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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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