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GTX-C 로또' 맞은 4곳…왕십리 인덕원 의왕 상록수역 추가

신설 꺼리던 정부 첫 공식화
국토부 "정치 일정과는 무관"

정부가 경기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 4개 역을 추가하겠다고 24일 밝혔다.

GTX 정차역 신설에 소극적이던 정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데 대해 대선 전 표심 잡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한 4개 추가역(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에 대해 민자적격성 조사 결과 적격성이 확보돼 지난 1월 GTX-C 실시협약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시협약은 앞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검토,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GTX-C 노선 실시협약을 상반기 중 확정한다는 목표다. 2027년 준공 예정인 GTX-C는 덕정~수원 간 74.8㎞ 구간을 주행하는 광역급행철도로 총사업비는 4조3857억원(시설사업기본계획·RFP 기준)이다. 민간 사업자가 투자해 건설하고 소유권은 정부에 이전하되, 일정 기간 운영 수익을 거두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이며 작년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시와 안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은 그간 GTX-C 노선에 4개 역 추가를 위해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현대건설 컨소시엄도 왕십리·인덕원역과 의왕역 추가안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정차역이 늘어나면 그만큼 열차 속도가 느려진다. 또 '집값 급등 열차'란 말이 나올 정도로 GTX 역 신설은 주변 지역 집값을 들썩이게 만드는 요인인 만큼 국토부는 역 신설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다.

국토부가 입장을 바꿔 이날 추가 역 4개 신설을 공식화하자 대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희업 국토부 철도국장은 "여러 차례 지자체에서 얘기가 나왔던 사안이며 사업시행자가 제안한 것으로 국토부는 관련이 없다"면서 "표심이나 대선 등 정치적 일정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인천 송도와 경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GTX-B 노선에도 향후 3개 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다른 지자체의 GTX 추가 역 신설 요구를 촉발할 우려도 있다. GTX-B 노선은 올해 상반기 재정구간 기본계획과 민자구간 RFP를 고시할 예정이며, 사업자들이 이 과정에서 지자체와 협의해 역 신설을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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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