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9회 연속 기준금리 올릴 것"…긴축전망치 높이는 월가

미국 내 인플레 장기화 조짐 반영
JP모건 "내년 초까지 인상행진"
골드만삭스 "올해 7회 올릴 듯"

3조달러 양적긴축도 시장 부담
기준금리 더 끌어올리는 효과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월가 투자은행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를 계속 높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은 투자자 노트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 9회 연속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루스 캐스먼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월 인플레이션이 깜짝 놀랄 만큼 높게 나타났다"며 "인플레이션이 지난 분기의 고점 근처에서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FOMC 회의가 열릴 때마다 9번 연속 25bp(0.25%포인트)씩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내 FOMC가 7회(3월, 5월, 6월, 7월, 9월, 11월, 12월)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년 초까지 연쇄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르면 연말 기준금리는 1.75~2.00%에 이르고, 내년 3월에는 2.25~2.50%에 달하게 된다.

JP모건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강력한 성장이 비용 상승 압력을 야기하지만 민간에서는 다시 강한 수요가 생겨 비용 상승 압력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에너지 분야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사라지더라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JP모건은 "중앙은행이 성장 속도를 낮출 필요성과 이에 따른 전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5회에서 7회로 상향 조정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연내 FOMC가 열릴 때마다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대부분의 연준 인사들이 오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50bp(0.50%포인트) 인상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언급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한꺼번에 매번 25bp씩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빅 스텝(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투자은행도 있다. 도이치뱅크는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증거가 희박하기 때문에 연준은 장기간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치뱅크는 11월을 제외하고는 매번 FOMC 정례회의가 열릴 때마다 금리가 인상되고, 3월에는 50bp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HBSC는 3월에 50bp 인상 이후 4회 추가로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올해 6회(1.50~1.75%)가 32.6%로 가장 높다. 7회(1.75~2.00%) 인상이 29.2%로 그 뒤를 이었으며, 5회(1.25~1.50%) 인상은 17.9%를 기록했다. 남은 7회 FOMC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리면서 한 번은 50bp가 인상될 것으로 본 전망도 12.7%에 달했다.

기준금리 인상 못지않게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요소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4조2000억달러 수준이던 연준의 자산은 계속된 양적완화(채권 매입) 정책으로 최근 8조900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7∼15일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 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양적긴축 이후 연준의 자산은 5조5000억~6조50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즉 양적긴축 규모가 2조4000억~3조4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다. 양적긴축은 6~7월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2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감축하면 약 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비슷한 긴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축 규모는 매월 6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다. 일각에서는 매월 1000억달러씩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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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