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0만명 시대] 美·英 마스크 벗고…한국은 계속 쓰고..

미국·유럽 등 코로나19 빗장 풀며 일상생활 복귀 탄력
MS 사무실 문 열고, 디즈니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행 업계 훈풍…에어비앤비 예약 건수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일대 거리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빗장을 풀며, 일상생활 복귀에 탄력이 붙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수 기업이 정상 근무 체제에 돌입하고, 꽁꽁 얼어붙었던 여행 업계에도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방역 규제가 제자리걸음인 우리나라와는 딴판이다.

미국 디즈니랜드는 1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방문객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CNN 등 외신이 15일 보도했다. 백신 접종자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야외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방문객의 선택사항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와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 모두 17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이처럼 잇단 방역조치 해제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신규 감염자 감소가 있다.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이 일찌감치 대세종으로 자리잡았던 미국은 지난달 감염자 확산세가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감염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NYT 데이터에 따르면 15일 기준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주 전보다 67% 줄어든 14만20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4일 80만6795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했을 때 5분의 1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이에 뉴욕주를 비롯한 워싱턴DC,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 미국 주요 주(州)정부들은 잇달아 방역 규제 완화 조치를 내놓고 있다. 보건당국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조만간 마스크 착용 지침을 업데이트 할 것으로 보인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최근 "우리는 그(마스크 착용) 지침에 대해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의 추세를 따라가도록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도 코로나 발생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MS는 이달 말쯤 워싱턴주에 있는 본사 사무실과 실리콘밸리 일대 사무실 문을 열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10만3000여명에 달하는 미국 직원들은 사무실로 복귀하게 된다. 꽁꽁 얼어붙었던 여행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세계 최대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Airbnb)의 올해 1분기 여행 예약 건수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고객들이 올해 초부터 여름 여행 시즌을 염두에 두고 자신 있게 예약하고 있다”며 “2019년 동기 대비 성수기 여행 예약이 25%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도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방역 패스와 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야외 마스크 착용을 종료하기로 했다. 프랑스에서는 16일부터 나이트클럽이 다시 문을 연다. 영국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한 상태다. 다만, 조심스러운 모습도 엿보인다. 에른스트 카위퍼르스 네덜란드 보건 장관은 “우리는 지금 막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라 조심해야 한다”며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계속 쓰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서며 방역 강화 조치 완화에는 손도 못 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해 "두 달 넘게 계속된 방역강화 조치로 누적된 민생경제 피해와 아직 정점을 알 수 없는 오미크론 확산세 등 방역 상황을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여러 의견을 모아 오는 18일 중대본에서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