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계열사 급락
멸공 발언에 대(對) 중국 사업 차질 우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신세계 그룹주가 동반 급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000억원 넘게 증발했다. 정 부회장의 잇따른 멸공 발언에 신세계 그룹의 대(對) 중국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1만7000원(6.80%) 급락한 23만3000원에 마감했다. 신세계의 주가가 6% 이상 급락한 것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았던 지난 2020년 8월18일(-8.70%) 이후 약 1년 5개월 만으로 하루 새 시가총액은 2조4613억원에서 2조2939억원으로 1674억원 쪼그라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7500원(5.34%) 내린 13만3000원에 마감, 장중에는 13만25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두 회사는 정용진 부회장이 아닌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백화점 계열이지만 중화권을 대상으로 면세, 화장품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룹 계열사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신세계 I&C, 신세계푸드 등이 3%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광주신세계도 0.85% 내렸다. 이들 하락분을 모두 더하면 신세계 그룹주에서 약 2400억원에 달하는 시총이 하루 만에 허공으로 증발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이마트(0.34%), 신세계건설(3.84%) 등은 상승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 부회장이 '멸공' 발언을 내놓은 점이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중국 의존도는 다른 기업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 부회장의 인지도를 고려할 때 이같은 강경한 발언이 중국과 관련한 계열사 사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실제 정용진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이마트는 2017년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완전 철수했다. 하지만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중국과 연관성이 높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브랜드로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고, 신세계의 국내 면세사업 역시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한편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연일 '멸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 2일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새해에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라고 올린 이후 지속적으로 '멸공'을 언급한 게시글을 업로드하고 있다. 전날에는 "좌우 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말고 우리 다 같이 멸공을 외치자"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정 부회장은 '멸공'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오해가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중국과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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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