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한도로는 혜택 받기 어려워… 한도 늘려달라 목소리
일부선 "한도 증액시 고액자산가만 유리" 반대 의견도
2023년부터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세제 개편안이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납입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개형 ISA를 통해 50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이 발생해야 일반 계좌를 통해 투자하는 것보다 유리해지는데, 총 납입 한도인 1억원으로 50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을 얻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도를 무턱대고 늘릴 경우 자칫 고액 자산가들에게만 세제 혜택이 집중될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ISA에 대한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중개형 ISA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납입 한도 증액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2023년부터 ISA를 통해 투자한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전액 비과세가 적용된다. 금융투자소득 과세에 따라 국내 주식 및 주식형 공모펀드 투자를 통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대 5000만원까지 기본공제가 적용되는 만큼, 현행 ISA 비과세 한도인 200만원을 유지할 경우 ISA 가입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계좌의 경우 2023년부터 5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20% 세율로 과세가 적용되지만, 중개형 ISA의 경우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가 일반 증권 계좌를 통해 1억원의 소득을 얻었다면 기본 공제 금액인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20%의 세금이 부과되지만, 중개형 ISA를 통해 소득을 얻을 경우 전액 비과세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납입 한도가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ISA에 대한 납입 한도는 연 2000만원으로, 총 한도는 1억원이 적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개형 ISA를 통해 50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을 얻어야 일반 계좌와 세제 혜택 측면에서 차별화가 되는데 총 한도 1억원으로는 5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얻어 비과세 혜택을 받기 쉽지 않을 것"고 말했다.
일반 계좌에서도 50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한 만큼 관련 소득이 5000만원을 초과해야 중개형 ISA의 세제 혜택 효과가 더 두드러질 수 있는데 현재 한도로는 효과를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제 혜택에 비해 한도가 적어 ISA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장기 투자 또는 노후 자금 활용을 위한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ISA 한도가 낮은 측면이 있어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형성을 지원하려는 ISA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ISA 한도를 늘릴 경우 자칫 고액 자산가들에게 세제 혜택이 쏠릴 수 있어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ISA 한도를 확대할 경우 고액 자산가들이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더 많은 금액에 세제 혜택을 적용하면 그만큼 많은 인센티브가 생기겠지만 인센티브가 자칫 자산가들에게 집중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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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