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거품’ 논란에도 증거금 12조…‘과열’ 우려

BNK투자증권 보고서, “장외시장 가격 어이없어”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카카오뱅크의 일반청약 공모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발간됐다. 이미 제기됐던 ‘거품’ 논란이 첫 날부터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와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카카오뱅크 공모가 3만9000원보다 무려 38% 낮은 금액이다.

김 연구원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카카오뱅크 주당가격은 8만2000원(7월15일 기준)으로 총 발행주식수를 감안할 경우 시가총액은 34조원이다”라며 “상장은행 시가총액 합계가 74조원(7월20일 기준)임을 감안하면 장외시장 가격은 어이없는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이다”라며 “공격적 성공 가정을 감안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 실현을 위해서는 장기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그간 ‘IPO 대어’로 평가받았던 카카오뱅크는 공모가와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단순계산하면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약 18조원에 달한다. 이는 금융사 시가총액 2위 신한금융(19조원)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규모이고, 1위 KB금융(21조원)과도 큰 차이가 없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과열된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금액이라는 시각이다. 주식시장에서 자금 쏠림 현상과 이에 따른 비상장‧공모주 투자 열풍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 주식이 오는 8월5일 이후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IPO 시장의 과열은 물론 카카오뱅크의 신주 공모 중 55%가 외국 기관에 배정됐고, 이들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은 만큼 상장 직후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몸값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 카카오뱅크 공모 청약을 받은 증권사 4곳에 모인 청약 증거금은 총 12조5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에는 6조6254억원이 몰렸고, 한국투자증권 4조5969억원이 모였다. 또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에는 각각 5969억원, 2369억원이 들어왔다. 통합 청약 경쟁률은 37.8대1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 은행이라는 특수성과 향후 성장성 가능성 등 카카오뱅크의 가치에 대해 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일반 투자자 청약은 오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하고, 유가증권시장에는 8월6일 상장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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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