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평사, 국내 기관기업 全 평가대상에 최고 등급
업체별 리스크 상이한데···변별력 있는 정보 제공 못해
올해 60여곳에 이르는 국내 기관·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평가에서 모두 최고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일한 기관·기업의 회사채 발행에서는 신용등급이 7노치(notch)씩 차이가 벌어졌지만 ESG채권 평가에서는 사실상 격차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ESG채권 평가가 사실상 기업의 리스크에 대한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재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ESG채권 발행에 나선 57곳의 기관 및 기업은 모두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국내 3대 신평사가 이들 기업을 제각각 평정했지만 모두 차이 없이 최고등급을 받았다. ESG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인정받는 동시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ESG채권 발행 규모는 2018년 1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39조3000억원으로 2년 만에 26배 이상 늘었다.
때문에 올해 2월부터 국내 3대 신평사는 ESG채권에 대한 별도의 평가 절차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관·기업도 평정을 거쳐 채권을 발행하는 체계에 적응한 상태다.
문제는 최고등급 평가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채권 평가의 본질인 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 측면이 소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 기관이나 기업이 상이한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모두 동일하게 최고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탓이다.
실제 이달 들어 ESG채권 심사를 받았던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기업은 'AAA(안정적)'라는 회사채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달 ESG채권 평가를 진행했던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부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3곳 기관·기업은 모두 ESG 채권 평가에서 동일하게 최고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한양, 현대삼호중공업 등 'BBB+'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도 ESG채권 평가에서는 최고등급으로 평가를 받았다. 회사채 신용등급에서 국내 최고의 안정성을 가진 공기업·금융사와 투자적격등급 중 최하단에 위치한 기업이 동일한 평가 등급을 획득한 셈이다.
이는 신용등급으로 7노치나 차이가 나는 기업 기관들이 ESG평가에서 최고등급으로 한꺼번에 뭉뚱그려 있다는 의미다. 회사채 시장에서 1노치만 등급 차가 벌어지더라도 금리에 큰 영향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ESG 평가가 투자자들에게 변별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ESG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발행 절차를 밟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수많은 기업이 동일하게 최고등급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 좀더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2일 재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ESG채권 발행에 나선 57곳의 기관 및 기업은 모두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국내 3대 신평사가 이들 기업을 제각각 평정했지만 모두 차이 없이 최고등급을 받았다. ESG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인정받는 동시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ESG채권 발행 규모는 2018년 1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39조3000억원으로 2년 만에 26배 이상 늘었다.
때문에 올해 2월부터 국내 3대 신평사는 ESG채권에 대한 별도의 평가 절차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관·기업도 평정을 거쳐 채권을 발행하는 체계에 적응한 상태다.
문제는 최고등급 평가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채권 평가의 본질인 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 측면이 소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 기관이나 기업이 상이한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모두 동일하게 최고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탓이다.
실제 이달 들어 ESG채권 심사를 받았던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기업은 'AAA(안정적)'라는 회사채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달 ESG채권 평가를 진행했던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부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3곳 기관·기업은 모두 ESG 채권 평가에서 동일하게 최고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한양, 현대삼호중공업 등 'BBB+'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도 ESG채권 평가에서는 최고등급으로 평가를 받았다. 회사채 신용등급에서 국내 최고의 안정성을 가진 공기업·금융사와 투자적격등급 중 최하단에 위치한 기업이 동일한 평가 등급을 획득한 셈이다.
이는 신용등급으로 7노치나 차이가 나는 기업 기관들이 ESG평가에서 최고등급으로 한꺼번에 뭉뚱그려 있다는 의미다. 회사채 시장에서 1노치만 등급 차가 벌어지더라도 금리에 큰 영향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ESG 평가가 투자자들에게 변별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ESG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발행 절차를 밟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수많은 기업이 동일하게 최고등급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 좀더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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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