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시즌 돌입 코스피 우상향 가능성은 여전이 높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일제히 출렁였다. 고점을 연이어 경신하던 코스피는 내리막을 탔고, 환율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다만 다음달부터 2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하는 만큼 개선된 기업들의 이익이 코스피의 상승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돼 금융시장 흐름은 단기변동성 확대 이후 안정화되는 모습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72포인트(-0.42%) 내린 3264.96으로 장을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코스피는 6거래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개인이 1조369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67억원, 688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8원 오른 1132.0원에 장을 시작한 뒤 1130.4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130원대까지 상승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가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시작된 게 아닌 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이날 발표된 6월 FOMC 결과에서 연준위원들의 금리정책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가 2023년에 2회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금리전망 점도표에서는 대다수 연준위원들이 2023년까지 금리동결을 전망했던 만큼 긴축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금리인상 폭도 2023년까지 2회에 걸쳐 0.50% 포인트 가량 이뤄질 것으로 봤다.
연준이 매파로 돌아서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8개월째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고 연준의 변심이 확인됨에 따라 차익 실현의 명분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적극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시장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점도표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그 과정에서의 노이즈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양상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 증시 약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로 급반등한 영향으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어 코스피 지수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조정기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일정부분 선반영돼 있다는 점과 성명서에는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단기 충격의 강도는 머지않은 시점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코스피도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상승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경우 고점 논란은 완연해질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은 다음 주 초반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주 중반 이후에는 양호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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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