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 "내년에도 확장 재정"
문재인 정부의 재정 기조가 확장으로 시작해 확장으로 끝날 전망이다. 이미 작년 대비 확장적으로 편성된 올해 예산에 대해서도 '추가 재정 투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1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해 내년까지는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왔다. 2019년의 지출 증가율은 9.5%였으며, 지난해(9.1%)와 올해(8.9%)까지 3년 연속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9% 안팎으로 유지했다. 2022년 예산의 구체적인 지출 증가율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중기재정운용계획상 예정된 5.7%보다는 높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재정 지출 규모를 급격하게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확장 재정으로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올해 들어 큰 폭의 세수 회복으로 이어져 재정건전성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며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국세수입은 정부가 예상한 전망치인 282조7000억원을 초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1분기 국세수입은 88조5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19조원 증가했다.
확장 재정을 언급한 '믿는 구석'은 선진국 대비 재정 여력이 남았다는 국내외의 평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전례 없이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재정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재정이 경제 활력을 키우고 재정 여력이 함께 늘어나는 '재정투자의 선순환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정건전성 회복은 차기 정부로 미뤘다. 문 대통령은 재정건전성에 대해 "우선 순위가 낮은 사업들에 대해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 "재정준칙이 2025년부터 계획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며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을 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제시한 재정준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국가채무와 재정수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와 통합재정수지 -3%를 기준선으로 재정준칙을 마련했다. 두 지표를 모두 고려한 계산상의 한도치는 1.0 이하여야 하는데, 올해 연말 기준 국가채무비율 전망치 48.2%와 통합재정수지는 -4.5%로 한도치를 초과한 1.2가 된다.
이마저도 재정준칙이 발표된 후 여당과 야당에서 모두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올해 경기가 괜찮아지면 내년부터는 재정 안정화로 가야 하지 않냐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라며 "꼭 써야 할 곳이 있다면 추경을 할 수 있지만 왜 필요한 지에 대한 설명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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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