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 확정
'23년까지 중저신용자 비중 30% 이상 달성해야
당국, 미이행시 신사업 인허가 등에 불이익
"신용평가 고도화하면 수익성·건전성 저해 없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오는 2023년까지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즉 중금리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이 이같은 중금리대출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해당 은행과 최대주주의 신규 금융업 진출을 위한 인허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7일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의 단계적 확대와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추진을 골자로 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공급에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보증부 정책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고신용자에게 공급하는 데 집중했고 전체 신용대출에서도 시중은행보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작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당초 기대에 비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고 평했다. 이에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 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말 10.2%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말에는 20.8%, 내년 말에는 25%, 2023년 말에는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내년 말에는 25%, 2023년 말에는 32%로 늘리기로 했다.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로 예상되는 올해 말 34.9%로 시작해 내년 말에는 42%, 2023년 말에는 44%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토스뱅크의 본인가 심사는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다만 인가에 영향을 미칠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이 100% 보증하는 상품인 점을 감안해 이번 계획 관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계획은 인터넷은행이 자체 신용을 기초로 공급하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2023년까지 매년 연 단위 계획을 수립하되 2024년 이후에도 그간의 실적 등을 재점검해 계획 수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중저신용자 상환능력 평가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도 추진한다. 실제 고객 특성을 반영한 CSS를 신속하게 구축하고 활용되는 대안 정보의 범위를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6월 특화 모형이 추가된 새로운 CSS를 개발·적용한다. 케이뱅크는 4분기에 CSS에 금융 이력 부족자 특화 모형을 추가하고 금융정보와 대안정보를 가명 결합한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도 중·저신용자 특화 금융상품 고객 정보를 반영한 CSS를 구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 계획 이행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인터넷은행은 계획을 사전에 공개하고 은행별 이행현황을 분기별 비교 공시하도록 하며 미흡한 사항은 개선을 권고할 계획이다. 특히 계획이 이행되지 않으면 신사업 인허가 등에도 고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과 CSS 구축계획을 면밀하게 심사하고 상장 심사 시에는 관련 서류, 증권신고서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을 명확하게 기재·공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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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