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가동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공장의 가동도 또다시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27~28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지난 4월에 한 차례 가동을 중단한 이후로 두번째다.
조지아 공장은 북미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와 K5, 쏘렌토 등을 생산하는 기아의 주요 해외 생산거점으로, 올해 1∼3월에만 7만600대를 생산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며 국내에서도 공장을 휴업하고 생산을 중단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기아는 앞서 이달 17∼18일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처음으로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했다.
현대차도는 이날부터 26일까지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이번 휴업으로 3천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현대차는 추산했다. 아산공장은 지난달에도 두 차례에 걸쳐 나흘간 공장 문을 닫은 바 있다.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도 이달 17∼18일 휴업했고,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도 휴업했다.
생산타격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등으로 출고 일정이 지연되자 반도체가 필요한 각종 옵션을 빼고 출고를 장려하고 있다.
기아는 신차 K8에 일부 기본 옵션을 제하면 가격을 낮춰서 구매할 수 있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내놓았다.
장기간 출고 대기로 원성이 높아지자 유원하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직접 대기 중인 고객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5월 보릿고개'가 현실화되면서 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황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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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