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송유관 공격한 해커단체, 미 압박에 '문 닫는다'

미 수사 압박 피한 뒤 이름 바꿔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

▲ 미국 메릴랜드주의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저장탱크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를 사이버 공격한 해킹범죄 단체 '다크사이드'가 미 정부의 압박에 문을 닫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와 인텔471를 인용해 다크사이드가 자신들과 연계된 다른 해커들에게 랜섬웨어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고 '폐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크사이드는 블로그와 결제 서버를 포함한 일부 인프라 서비스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잃어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가 다크웹에서 운영하던 웹사이트는 전날부터 이미 다운된 상태라고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전했다.

다크사이드는 아직 '몸값'을 지불하지 않은 피해 기업들에는 조만간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는 복호화 키를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파이어아이 맨디언트의 금융범죄분석 전문가인 킴벌리 구디는 "다크사이드는 법집행 당국의 압력과 미국 정부로부터의 압력을 이러한 (폐쇄) 결정의 이유로 들었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관계 당국은 텍사스주에서 뉴저지주까지 총연장 8천850㎞의 송유관을 운영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 후 곧바로 다크사이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콜로니얼은 지난 7일 오후 미 동부 해안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지는 송유관 가동이 중단되자 수 시간 만에 가상화폐로 500만달러(약 56억5천만원)에 가까운 '몸값'을 지급했으나 엿새째인 지난 12일 오후부터 겨우 재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랜섬웨어 공격이란 악성 코드를 이용해 피해자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뒤 파일을 암호화하고, '인질'로 잡힌 데이터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범죄다.

동유럽 또는 러시아에 근거지를 둔 것으로 추정되는 다크사이드는 지난해 8월 이후 급부상한 신생 조직으로 주로 서방 국가들의 기업 80곳 이상을 상대로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체인 리서치회사인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다크사이드는 창설 후 7개월 동안 최소 6천만달러(약 678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콜로니얼의 '폐업 선언'은 이번 콜로니얼 송유관 해킹에 따른 미 당국의 대대적인 수사를 피하기 위한 눈속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크웹 리서치회사인 다크아울의 공동창업자인 마크 터니지는 블룸버그통신에 "과거 다른 랜섬웨어 공격범들이 수사당국의 타깃이 될 때 그렇게 했던 것처럼 다크사이드도 조용히 지내다가 이름을 바꿔달고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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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